[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특허 경쟁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6년간 출원된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형태학 분야에서 전 세계 특허의 73%를 차지했다.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솔루션 기업 렉시스넥시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은 상호작용 시스템, 형태, 제어·계획 시스템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번 분석은 2만6000개 이상의 특허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로봇의 몸체와 구조에 해당하는 형태학 특허에서는 중국이 7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은 11%로 2위, 일본은 7%로 3위, 미국은 5%로 4위에 그쳤다.
다만 특허의 질과 포트폴리오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순위는 달라진다. 중국은 여전히 63%로 1위를 유지했지만, 미국이 11%로 2위에 올랐다. 일본은 10%, 한국은 7%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이 특허 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한 반면, 미국은 개별 특허의 영향력과 시장 보호 범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렉시스넥시스가 활용한 특허 자산 지수는 단순 출원 건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특허가 후속 발명에 얼마나 자주 활용되는지, 시장에서 얼마나 넓게 보호되는지를 함께 반영한다.
중국의 특허 증가는 정부 산업 정책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2021년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로봇공학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통합 관절, 전자 피부, 생체 모방 인지, 지능형 제어 기술 등을 중점 육성 분야로 삼았다.
최근 발표된 5개년 계획에서도 인공지능 로봇은 2030년까지 육성해야 할 6대 미래 산업 중 하나로 포함됐다.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특허 출원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특허 활동은 상호작용 시스템 분야에서 약 두 배, 형태학 분야에서 약 2.5배, 제어·계획 아키텍처 분야에서 약 5배 증가했다. 특히 형태학 특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벤처캐피털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 2023년 이후 급증했다.
기업별로 보면 휴머노이드 핵심 기술 특허를 많이 보유한 상위 기업 대부분은 휴머노이드 전문 기업이 아니다. 파낙, 가와사키중공업, 알파벳, 엔비디아, 인튜이티브 서지컬, 삼성, 중국과학원 등이 포함됐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일 기술이 아니라 AI 모델, 인지 시스템, 배터리, 액추에이터, 안전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 등이 결합된 복합 산업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휴머노이드 전문 스타트업만 놓고 보면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푸리에, 아지봇, 림엑스 다이내믹스 등 중국 기업 6곳이 특허 경쟁력 기준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피겨 AI, 앱트로닉, 애질리티 로보틱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독일의 애자일 로봇도 주요 기업으로 꼽혔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장기 성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약 380억달러 규모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공급망과 지원 시스템까지 포함하면 2050년 5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휴머노이드 로봇 특허 경쟁은 중국의 물량 우위와 미국의 질적 경쟁력으로 양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압도적인 특허 수와 정책 지원을 앞세워 생태계를 키우고 있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특허로도 높은 기술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특허 건수 기준 2위에 올랐지만, 포트폴리오 가치 기준으로는 4위에 머물렀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한국도 특허 양적 확대뿐 아니라 핵심 기술의 질적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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