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략, 동아시아서 발생 가능성"…한미일 협력 강조
북중러 군사협력에 위기감…中군사활동에 재차 "최대의 전략적 도전"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이도연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처음 발간한 '방위백서'에서도 독도가 자국 고유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을 되풀이한 것은 22년째다.
다만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 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함께 대응해야 할 파트너이자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양을 중심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한편 북한·중국·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에는 동맹·우호 관계국들과 연계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22년째 이어진 독도 영유권 주장…韓과 협력 중요성도 기술
일본 방위성이 4일 각의(국무회의) 이후 발표한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 관련 영유권 주장은 작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방위백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환경에 관한 기술에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적었다.
일본에서 고유 영토는 한 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는 땅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이로써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2005년 이후 22년 연속으로 독도 관련 억지 주장을 지속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라는 제목의 지도에서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를 둘러싼 영토 문제'라고 표기했다.
또 '우리나라 주변 해·공역에서의 경계·감시' 지도에서 독도 주변에 파란색 실선을 쳐 자국 영해라는 주장을 강조했고 '우리나라와 주변국·지역의 방공식별구역(ADIZ)' 지도에서도 한국 ADIZ 내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다.
일본은 방위 분야 협력국을 다룬 부분에서 한국에 관한 내용을 예년과 같이 호주, 인도, 유럽에 이어 네 번째로 배치했다.
한국과 안보 협력을 다룬 분량은 지난해 방위백서에서 재작년보다 1쪽가량 줄어든 2.5쪽이었으며 올해는 1쪽 남짓으로 더 짧아졌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한 기술이 빠진 것이 분량이 줄어든 이유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 표현은 2024년 처음 방위백서에 실린 뒤 3년째 같은 내용이 담겼다.
방위백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테러 대책,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 해양 안전보장 등 한일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하고 복잡해지면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난해에 이어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나카타니 겐 당시 일본 방위상이 방위상으로서 10년 만에 처음 한국을 방문해 안규백 국방장관과 회담한 이후 양국 국방장관 사이의 '셔틀 국방외교'가 이어지는 점이나 지난 1월 한국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처음으로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중간 급유를 위해 기착한 사실 등을 교류 협력 강화 사례로 소개했다.
한미일 공조와 관련해서는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관해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여러 안보상 과제 대처에 중요하다"고 적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방위백서 머리말에서 "동맹국·동지국(우호국가)과 네트워크를 중층적으로 구축, 확대해 동지국 등과의 훈련, 부대 운영, 장비품 산업 기반 등 모든 면에서 상호 연결성을 높이고 억지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로 中 위협 강조…북중러, 군사 영향력 확대 동향 소개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북한,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가치와 체제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들이 손잡고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향을 소개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일본과 군사적·정치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를 숨기지 않았다.
일본은 북중러의 군사 협력 강화와 관련해 "국제 사회는 전후 최대 시련의 시기를 맞아 새로운 위기 시대에 돌입했고 우크라이나 침략 같은 형태의 심각한 사태가 동아시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방위백서 앞부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이나 지난해 9월 두 정상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나란히 선 사진을 실었다.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다양한 데이터와 이미지를 동원해 자세히 분석하며 경계심을 부각했다.
중국의 군사 동향에 대해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는 표현을 작년에 이어 쓰면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력 강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을 비롯한 해양 활동 강화 등을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또 중국 베이징에서 사거리 2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일본 서남부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상황을 표시한 지도나 최근 일본 주변 해·공역에서의 중국군의 주된 활동을 구체적으로 표기한 지도를 실었다.
특히 일본 주변에서의 중국군 활동을 나타낸 지도는 지난해 11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한국, 일본, 필리핀 3국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용한 것과 유사한 '남쪽이 위로 향한 뒤집힌 지도' 표현 방식을 활용했다.
북한의 군사적 동향과 관련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안전에 종전보다 한층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며 "지극히 빠른 속도로 미사일 개발을 계속 추진 중"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급속히 진전하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통해 북한 군사력이 중장기적으로 증강될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 AI·무인전 등 새로운 전투 대응 강조…대국민 홍보도 강화
다카이치 내각은 새 전투 방식에 대한 대응력 강화를 골자로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 문서를 연내 개정할 방침이다. 올해 방위백서에도 '새로운 전투 방식을 둘러싼 동향'이라는 새로운 장(章)을 추가해 인공지능(AI)·무인장비의 군사적 활용 본격화 등을 소개했다.
백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본격화된 드론 등 무인 군사 장비의 활용이나 AI에 의한 전장에서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평시부터 AI·양자·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안보에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의 이중 용도(민군 겸용) 기술을 활용한 장기간의 전투 지속(계전) 능력 확보나 방위 장비의 평시 비축 방안을 강조하고 사이버 공격 대처와 더불어 현대전의 영역이 위성·레이더·전자파 기술 등을 활용하는 우주·전자전 분야로 확대되는 양상에 대한 대응도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방위백서부터 자위대 활동 등 방위 정책을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홍보할 목적으로 사진·삽화를 통해 시각적인 면을 강화한 '비주얼판'과 '알기 쉬운 일본의 방위' 소책자를 따로 발간해 배포했다. 또, '쇼츠' 형식의 동영상도 제작했다.
인구 감소와 처우 문제로 정원 미달 사태가 이어지는 자위대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강조하기 위해 방위백서 일부분을 자위대원·자위관의 처우 개선과 지원책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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