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노동청에 신고했지만, 불인정 처분을 받고 회사로부터 보복까지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올해 초 출근길에 넘어져 허리를 다친 A씨는 회사로부터 산재 신청을 방해받고 강압적인 복귀를 종용당하는 등 괴롭힘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할 노동청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회사는 A씨가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한 이후, 전사 공지 메일 발송 대상에서 A씨만 쏙 빼는 등 보복성 조치까지 했다. 회사의 자체 조사 과정에서도 A씨는 배제됐다.
노동청마저 외면한 상황에서 회사의 보복까지 이어지자 A씨는 법적 대응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지만...돌아온 건 노동청 '불인정'과 회사의 '보복'
A씨의 시련은 올해 초 출근길에 회사 주차장 빙판길에서 넘어지면서 시작됐다. 요추 부상으로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적응장애까지 겪게 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산재 신청을 방해하고, 의사 소견을 무시한 채 병가를 단축하며 강압적으로 복귀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회사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노동청은 회사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 '불인정'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회사의 자체 조사가 피해자인 A씨를 진술 절차에서 완전히 배제한 채 이뤄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A씨가 진정을 제기한 이후, 회사는 '취업규칙 변경 내역서'를 공유하는 전사 메일을 보내면서 A씨 한 사람만 발송 대상에서 고의로 누락했다. 신고에 대한 보복이자 사내 고립을 유도한 조치로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변호사들 “노동청 판단은 끝 아냐... 민사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동청의 불인정 판단이 법적 다툼의 끝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노동청의 판단이 민사소송에서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므로,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괴롭힘 여부를 다시 다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노동청의 불인정은 행정기관의 1차 판단에 불과하고, 민사소송에서 별도로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를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례도 노동청 불인정 결과가 민사상 불법행위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회사의 '셀프 조사'가 가진 절차적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피해자 의견을 배제한 채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론을 낸 조사라면 객관성과 공정성에 큰 흠이 있다"며 "이런 자료는 법원에서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 역시 "피해자 진술을 배제한 조사는 절차적 공정성이 결여되어, 추후 소송에서 회사 측 주장의 신빙성을 낮추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사 메일 제외'는 별개 범죄...형사 고소도 가능
특히 변호사들은 신고 이후 벌어진 '전사 메일 배제'와 같은 보복성 조치를 별도의 위법 행위로 보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괴롭힘 진정 이후 전사 메일에서 질문자만 의도적으로 배제한 정황은 명백한 불이익 처우에 해당한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 금지된 보복 행위로 별도의 형사 고소와 추가 진정을 진행할 수 있는 핵심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불이익 처우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영호 변호사는 "재진정과 민사 손해배상 청구, 보복 행위에 대한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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