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농산물 진정에 7월 물가 2.8%…“최고가격제 없었으면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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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농산물 진정에 7월 물가 2.8%…“최고가격제 없었으면 3.1%”

뉴스로드 2026-08-04 09:25: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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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소비자/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소비자/연합뉴스

[뉴스로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와 농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에 힘입어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다만 컴퓨터·전기차 등 내구재와 해외여행비를 중심으로 근원물가는 3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 물가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3월 2.2%, 4월 2.6%를 기록한 뒤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3%대를 나타냈던 물가가 7월 들어 다시 2%대로 복귀한 것이다.

물가 안정에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함께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석유류 가격은 7월 15.5% 올라 6월(24.7%)보다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도 0.93%포인트(p)에서 0.60%p로 낮아졌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6월 33.7%에서 7월 21.5%로, 휘발유는 23.1%에서 12.6%로 각각 상승 폭이 축소됐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환율 인하 효과에 최고가격 등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오름세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p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추정했다. 이 조치가 없었다면 7월 물가 상승률은 2.8%가 아니라 3.1%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며 물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7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0.9% 상승해 6월(3.2%)에 비해 오름 폭이 크게 줄었다. 물가 기여도 역시 0.24%p에서 0.07%p로 낮아졌다.

특히 농산물은 2.2% 하락 전환했다. 배추(-18.4%), 수박(-11.1%), 시금치(-21.3%), 오이(-13.8%), 호박(-15.9%), 무(-10.8%) 등 주요 채소류와 과일 가격이 일제히 내렸다. 이 심의관은 “통상 7∼8월은 무더위로 농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달은 전반적으로 생산량과 출하가 증가했다”며 “정부 지원에 따른 농산물·축산물 할인 행사가 다른 월에 비해 더 많았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산 쇠고기(5.7%), 쌀(7.9%), 수입 쇠고기(8.7%), 달걀(7.5%), 고등어(7.0%), 파(18.3%)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밥상 물가 체감을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2.3% 하락했지만, 품목별 온도 차는 여전한 셈이다.

품목 구성을 자주 사는 생활필수품 위주로 짠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해 headline 물가보다는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7월 2.6%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2월(2.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구재 가격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 내구재 물가는 6월 3.1%에서 7월 3.9%로 상승 폭을 키우며 전체 물가에 0.28%p를 보탰다.

세부적으로 컴퓨터 가격이 25.1%,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가 22.5% 뛰어 각각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일부 신제품 출시가 가격 인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전기동력차 가격도 출고가 인상과 개별소비세 환원 영향으로 6.2% 올랐다.

서비스 부문도 여름 휴가철 수요가 겹치며 오름세가 이어졌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상승해 6월(3.4%)보다 상승 폭을 소폭 키웠다. 해외단체여행비가 20.0% 급등하는 등 여행 관련 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공공서비스로 분류되는 국제항공료는 21.7% 올라 두 달 연속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월(28.2%)보다는 오름 폭이 줄었다.

이 심의관은 “중동전쟁이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는 석유류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 인상 가능성을 봐야 한다”며 “다음 달은 지난해 8월 휴대전화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상승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격 안정 대책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headline 물가는 2%대로 진정됐지만, 내구재·서비스 중심의 근원 물가 압력과 지정학적 리스크, 기저효과 등 변수로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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