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79종 분산, 韓은 투톱 16종…'극단적 수급 쏠림'이 충격 키웠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美 479종 분산, 韓은 투톱 16종…'극단적 수급 쏠림'이 충격 키웠다

이데일리 2026-08-04 05:02:02 신고

[이데일리 김경은 김윤정 기자] 글로벌 증시 중 유독 한국 증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논란을 빚은 배경으로 ‘수급 쏠림’이 지목되고 있다. 미국과 홍콩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돼 있지만 수백개 상품에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거래가 분산돼 있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상품과 거래가 집중되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기초자산 주식 거래대금 비교. (그래픽=이미나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기초자산 주식 거래대금 비교. (그래픽=이미나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 상향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을 시행한 뒤 관련 상품 거래대금은 2거래일 연속 감소세다. 시행 첫날인 지난달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의 거래대금은 약 3조원으로 전날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어 이날은 1조 3000억원대로 추가로 절반이 줄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투자자 진입 문턱을 높여 거래를 줄이는 효과를 냈으나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은 상품 자체보다 시장 구조와 수급 집중에서 비롯된 만큼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수급 쏠림과 이에 따른 거래 팽창이 한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만 상장돼 있어 수급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미국은 구조가 다르다. 같은 초고위험 상품이지만 기초자산의 시장 영향력과 분산 정도에서 차이가 크다.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6월 말 기준 479개에 달한다. 미국 상장 ETF 전체의 약 10%를 차지해 적지 않은 규모지만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론, 팔란티어, 코인베이스 등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분산돼 있다.

미국에선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수가 급격하게 늘었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ETF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00개에서 400개로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운용자산(AUM)은 360억달러에서 375억달러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품을 공급하는 운용사도 다르다. ETF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미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미국 상장 ETF의 약 8%를 차지한다. 그러나 미국 ETF 시장을 주도하는 블랙록(iShares), 뱅가드(Vanguard), 스테이트스트리트(SPDR)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은 프로셰어즈(ProShares)와 디렉시온(Direxion) 등 전문 운용사가 주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프로셰어즈는 미국 ETF 시장 점유율 0.8%(운용자산 1322억달러)로 13위, 디렉시온은 점유율 0.5%(786억달러)로 17위 사업자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시장 점유율 상위 운용사들이 직접 경쟁에 뛰어들어 판을 키웠다.

거래규모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대표 상품 기준 기초자산 대비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비중은 삼성전자 20.07%, SK하이닉스 30.38%로 미국의 마이크론(5.36%), 테슬라(4.31%)를 크게 웃돌았다. 상품 규모 자체보다 거래 회전율이 훨씬 높았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단기 매매 수요가 특정 종목에 집중되면서 수급 쏠림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 상품 기준으로 기초주식 대비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비중은 한국이 20%를 웃도는 반면 미국은 약 5% 수준”이라며 “한국은 상장 초기임에도 거래대금 비중이 미국보다 높아 우려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수 비중이 높은 코스피 특성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지수 영향력은 해외보다 크다”며 “미국에서 시총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도 레버리지 ETF가 나올 당시 지수 비중은 2~3%에 불과했고 현재도 8% 수준인 점과 대조적”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수급 쏠림 현상을 고려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군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논의 과정에서 현대차나 삼성전기 등 코스피 시총 상위주까지 허용해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당국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피 자체의 상위주 중심 쏠림이 심화한 만큼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시장의 50~60%를 차지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기초자산을 더 늘린다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