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16일 15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북구청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의 강연에 윤동욱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강연 주제는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입니다. 윤동욱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세 편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1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윤동욱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2023년 9월부터 ‘시대 예보’라는 타이틀을 걸고 책을 내고 있는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는 한국 사회의 흐름을 읽고 나름대로 진단을 해왔다. 2023년에는 핵개인, 2024년에는 호명사회, 2025년에는 경량문명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러니까 조직에서 독립하게 된 핵개인이, 자신만의 이름과 가치로 자립하는 호명사회를 거쳐, 무거운 조직을 벗어나 가볍고 민첩하게 연결되는 경량문명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사회적 흐름을 예보하고 있는 것이다. 송 작가는 그간 선보인 시대 예보 시리즈 저작들을 언급하며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
첫 번째는 개인이 각성했고 스스로 설 수 있을 만큼의 준비가 되었다는 걸 말해봤다. 두 번째는 어떤 내용이냐면 각성한 개인이 연대를 한다는 내용이다. 나와 상대의 대등한 연대가 되지 않을까에 대한 부분들을 고민한 거였다. 세 번째는 조직 얘기를 하게 되었다. 개인이 혼자 서서 그 다음에 함께 갈 대상을 고르고 나면 어느 순간 조직이 필요해?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송길영 작가가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동욱 크루>
AI라는 핵심 수단이 등장했기 때문에 더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피력하면 이런 거다. 개인과 조직이 서로를 전제하던 오랜 관습을 끝내고 각자의 길을 모색하는 거대한 문명적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송 작가는 그동안 출간한 저작들의 연계성을 설명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맥락을 짚었다. AI 기술의 급격한 부상과 맞물려 개인과 조직 양측이 맞이한 근본적인 ‘심리적 단절’이 일어났다는 건데 “지금 양쪽이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침 AI가 너무 발전하고 있으니까. 구성원이 필요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은 조직이 필요한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조직은 개인이 필요한가라는 얘기를 하니까. 지금 양쪽이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헤어질 것인가? 헤어질 때 서로 마음이 다치지 않게 해야 되는데 그건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부분들을 설명해보려고 경량문명의 탄생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게 됐다.
과거에는 거대한 일을 도모하려면 자본과 인력을 끌어모으는 조직이 필수적이었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맺듯 인적 자원을 모으고 펀딩을 받는 것이 당연시됐다. 그러나 생산 도구가 개인의 손에 쥐어지면서 기존의 금융 및 대행 산업 생태계만 하더라도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혼자 할 수 있으면 그러면 나 혼자 할 수 있는데 투자가 필요한가? 지금 벤처 캐피탈이라는 직업이 위험해지기 시작했다. 옛날에 초기에 어려운 시작을 도와주는 일이 그분들의 일이었다. 근데 이제는 혼자 할 수 있으니까 난 바깥 쪽의 도움을 얻지 않겠어라는 말들이 나오니 그분들의 직업이 근원적으로 위험하지 않을까에 대한 얘기들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송 작가는 사회 구성원 간의 불통 원인을 ‘공통으로 겪은 경험의 차이’에서 찾았다. 특히 1970년대 ‘출생률 4.5’ 시절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X세대)는 고도 경제성장,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의 첫 세대로서 유사한 문화적 인풋을 공유하며 성장했다.
이분들의 생각은 비슷하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된다. 문제가 뭐냐 하면 그 다음 세대와 말이 안 통한다. 옛날 세대는 무조건 오래 일하는 거를 굉장히 좋아했다. 기억나는가? (과거에는 회사에서) 애국 조회라고 새벽에 오게 했다. 그때 뭐였냐면 과로를 상상하는 거였다. 오래 일을 하면 당신에게 뭔가 온다 이런 때였다. 그래서 그때 어떻게 썼냐? 무조건 오래 일하는 거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러나 “저녁이 있는 삶”이 중요해졌고 주 5일제와 놀토를 넘어 주 4일제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주 52시간제도 마찬가지다. 노동 시간을 줄여가는 과도기의 환경에서 과거의 규칙을 강요하는 것은 심각한 격차를 만든다. 송 작가는 “문제는 내가 안 바뀐 것”이라며 “내가 다 해봤는데라며 옛 방식을 고수하는 순간 위험해진다”고 역설했다.
불과 6년 전 찾아온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은 사회 전체의 ‘자동화 수용성’을 극적으로 올려놓았다. 1940년대 (최초로 나왔던) 기술 키오스크가 방역과 비대면 시스템을 거쳐 일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매장 주인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를 도입하지만, 이는 곧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며 시스템으로의 적응을 강제한다.
이 가게에는 둘이서 일을 하고 있네. 월세가 얼마? 500만원이라고 하면 저희는 3명이 일하니까 월세는 200만원 밖에 못 드리겠다. 어떻게 하는가? 나가! 이렇게 얘기를 한다. 이유는 당신도 키오스크를 쓰면 월세를 더 낼 수 있는데 왜 안 쓰세요? 당신은 아예 이걸 쓰셔서 월세를 높이든지 아니면 나가세요! 이렇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키오스크를 쓰게 돼 있다. 역시 갑물주! 여기서 교훈은 뭐냐면 혁신은 하면 좋은 게 아니라 안 하면 사라지는 것이다.
AI의 일상화와 맞물려 키오스크 무인 및 자동화가 완전히 자리잡았다. <사진=윤동욱 크루>
이러한 자동화는 무인 주차, 무인 간식, 무인 청소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중간 관리 업체나 위탁 대행사의 입지를 소멸시키고 있다.
원청자가 그냥 바로 기계를 렌탈과 믹스하기 때문에 가운데에 있던 업체 OO통상 이런 회사가 사라지는 거다. 지금 상태가 거의 다 직접 하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위탁 대행자 이런 분들의 업계 자체가 굉장히 위험해진 것이다. 이제 다들 직접 할 수 있게 됐으니까.
송 작가는 지난해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와 영화 <어쩔 수가 없다>를 언급하며 이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단적으로 정의했다.
작년에 동시에 떴던 드라마의 영화의 메시지는 무엇이냐? 합치면 뭔가? 서울 자가의 김부장이 그만두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게 지금 시대정신이다. 무슨 얘기냐면 본인을 관리자라고 정의한 사람은 다닐 수가 없는 거다. 그렇지가 않고 직접 하는 사람은 남는다. 옛날에는 뭐였냐면 (사람이) 많지 않은가? 사람 뽑고, 체크하고, 채근하고, 평가하는 것도 직업이었다. 이제는 그런 건 전부 다 진화가 돼 있는데 왜 필요하지? 이러면서 예전 방식의 김부장은 다닐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송 작가는 일의 과거(생활의 달인이나 빠른 손)와 현재(자동화 설비)를 거쳐 일의 미래로 ‘일 자체를 없애는 단계’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BMW 공장에 투입되고 6일간 쉬지 않고 20만개의 택배를 분류해낸 휴머노이드 로봇 ‘피어원’ 사례를 제시했다.
얘는 1명만 잘하면 전부 다 할 줄 알게 된다. 교육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는 거다. 균질화 돼 있다. 그러면 얘를 쓴다. 이 모든 변화는 결국 노동이라는 것이 대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꿈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을 때 우리가 사망했던 것들이 인지되지 않을까에 대한 그런 희망과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그런 얘기들이다.
로봇과 AI의 발전 속도는 위험하고 어려운 일(대표적으로 고층 유리창 청소)부터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다. 송 작가는 “힘들고 어렵고 비싼 일에는 자동화가 빠르게 올 것”이라며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재미있고 돈 안 되는 일은 늦게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힘들고 어렵게 하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인다”고 제언했다.
결론은 재미있고 돈이 안 되는 걸 하길 바란다. 근근이 먹고 사는 게 최고다. 거기는 안 들어온다. 거꾸로 돈을 벌고 싶은 분은 안 할 수가 없을 거다. 왜냐하면 돈이 되니까. 원래 그런 거다. 나한테도 좋으면 상대에게도 좋은 거다. 내가 할 수 있으면 걔도 한다. 그게 뭔가? 대왕 카스테라이자 탕후루다.
이제 AI 얘기를 꺼낼 때가 됐다. IQ 100 미만에서 불과 1~2년 만에 140 이상으로 뛰어오르고, 수능 만점과 동경대 입시를 거쳐 이제는 수학계의 미해결 난제까지 풀어내는 것이 AI의 발전 속도다. 기존 지식 생태계의 권위를 뒤흔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하고 뒤에 있는 기업이 그거를 엔지니어링으로 만들어서 푸는 방식이었다. 근데 이제는 맨앞에 있는 친구가 AI다. 그럼 어떻게 나오는가? 대학에 우리가 이렇게 많은 비용을 줘야 돼? 이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이분들은 연구를 하고 인류가 그걸 받으니까 당연히 앞에 있는 분들한테 우리가 투자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거였다는 거다. 근데 그렇지도 않고 갑자기 앞에 있는 친구 AI가 나오는 순간부터 얘를 쓰지! 이러면서 앞에 있는 분들이 머쓱해지는 상태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송 작가는 조직 내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과제를 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갈등 구조를 통해, 기업이 왜 사람 대신 AI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직설적으로 밝혔다.
김 대리의 월급이 정액제이기 때문이다. 월급이 종량제라면 시킬 때마다 충분히 더 받기 때문에 화를 낼 이유가 없다. 무슨 얘기냐면 여러분 동네 열쇠가게 아저씨는 전화를 걸면 기쁘게 받는다. 그런데 정해진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전화를 안 받고 싶어 한다. 이유가 월급 받았는데 더 일을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월급 루팡이 맞는 거다. 더 일을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AI를 더욱더 쓰게 되는 유인이 된다.
과거에는 ‘25년 뒤 임원 승진’이라는 장기 보상이 작동했지만,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진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 과중한 업무 요구는 불평등한 억압으로 받아들여진다.
옛날에 이렇게 얘기했다. 고과를 잘 받으면 승진하고 승진하면 나중에 혹시 알아? 임원 될 수 있잖아. 언제? 25년 후에! 요즘 뭐라는줄 아는가? 이렇게 얘기한다. 그때까지 안 다닐 거라고. 이게 성과급 이슈따. 지금 많은 분들이 성과급 얘기하는 이유가 뭐냐면 롱텀 플랜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스템 자체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불평하지 않고, 밥도 안 먹고, 3교대를 혼자 하며, 노조에도 가입하지 않는 AI가 등장한 이상. 지시하는 사람은 사람보다 AI를 선호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AI가 할 수 없는 본인만의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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