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장애환자의 뇌 구조 변화가 특정 유전변이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함병주·한규만 교수 연구팀은 인천대학교 생명과학부 한미령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극성장애는 우울 상태와 조증 또는 경조증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1~3%가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영향이 큰 질환이지만, 기존 연구는 흔한 유전변이에 집중돼 발병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백질 기능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희귀 유전변이에 주목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고려대안암병원을 방문한 양극성장애 환자 93명과 건강한 대조군 161명을 대상으로 전장 엑솜 시퀀싱(Whole-Exome Sequencing, WES)을 시행했으며, 이 가운데 환자 82명과 대조군 154명은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확산텐서영상(DTI) 검사도 함께 받아 유전정보와 뇌 구조를 통합 분석하는 뇌영상-유전체 융합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결과 연구팀은 GNB3 유전자에서 기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희귀 변이가 양극성장애 환자에게 유의하게 많이 축적돼 있음을 새롭게 확인했다. GNB3는 신경전달물질의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G단백질을 구성하는 유전자로, 해당 변이가 신경전달체계 이상을 통해 양극성장애 발병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KMT2C 유전자 변이(rs56850341)를 가진 사람에서는 시각정보 처리와 기억·정서에 관여하는 우측 설상회(occipital lingual gyrus)의 대뇌피질이 더 얇았고, 뇌의 주요 백질 신경다발에서도 미세구조 손상이 관찰됐다. KMT2C는 뇌 발달과 신경회로 성숙에 관여하는 후성유전 조절 인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환자군 자체에서도 특징적인 뇌 구조 변화를 확인했다. 양극성장애환자는 건강한 대조군보다 감정 조절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전대상피질 등 49개 대뇌 영역에서 피질 두께가 유의하게 얇았으며, 우울·조증 삽화가 오래 지속될수록 전두엽 피질이 더욱 얇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함병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흔한 유전변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던 양극성장애의 유전적 취약성을 희귀 변이 관점에서 규명하고 새로운 후보 유전자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개인별 발병 위험 평가와 정밀의료 기반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규만 교수는 "유전변이와 뇌영상 지표를 함께 분석하는 접근이 양극성장애를 생물학적으로 이해하고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Psychiatry에 2026년 7월 온라인 게재됐다.
FAQ
Q1.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무엇인가요?
양극성장애 환자의 뇌 구조 변화가 특정 희귀 유전변이와 연관돼 있음을 규명하고, 새로운 위험 후보 유전자인 GNB3를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Q2. 양극성장애란 어떤 질환인가요?
우울 상태와 조증 또는 경조증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3%가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며, 유전적 영향이 큰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3. 연구팀은 어떤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나요?
양극성장애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을 대상으로 전장 엑솜 시퀀싱(WES)을 시행하고, 뇌 MRI와 확산텐서영상(DTI)을 함께 분석하는 뇌영상-유전체 융합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Q4. 새롭게 확인된 GNB3 유전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GNB3는 신경전달물질의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G단백질을 구성하는 유전자입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희귀 변이가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유의하게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Q5. KMT2C 유전자에서는 어떤 변화가 확인됐나요?
KMT2C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은 우측 설상회의 대뇌피질이 더 얇았으며, 뇌의 주요 백질 신경다발에서도 미세구조 손상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뇌 발달과 신경회로 변화와의 연관성을 시사합니다.
Q6. 환자들의 뇌에서는 어떤 특징이 나타났나요?
양극성장애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보다 감정 조절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두엽과 전대상피질 등 49개 대뇌 영역의 피질 두께가 더 얇았으며, 질환 삽화가 오래 지속될수록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했습니다.
Q7. 이번 연구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희귀 유전변이와 실제 뇌 구조 변화를 함께 분석해 양극성장애의 생물학적 기전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전정보와 뇌영상 지표를 결합한 정밀의료 연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Q8. 연구결과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요?
연구팀은 후속 검증 연구를 통해 이번에 확인된 유전변이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향후 조기 진단, 개인별 발병 위험 평가,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