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두뇌, 몸 안에만 둘 필요 있나요”…AI-RAN이 판단 돕는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로봇 두뇌, 몸 안에만 둘 필요 있나요”…AI-RAN이 판단 돕는다

이데일리 2026-08-03 16:18:09 신고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모든 인공지능(AI) 연산을 로봇 안에서 처리하면 무게와 전력 부담이 커집니다. 빠른 반응은 로봇이 맡고, 복잡한 판단은 가까운 네트워크가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나성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지능형네트워크단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 NIA 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한국이 강점을 가진 네트워크 기술을 피지컬 AI에 접목하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이 로봇 하드웨어와 AI 모델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한국은 5G·통신 인프라와 제조 현장 경험을 결합한 ‘네트워크 기반 AI’ 전략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모색하고 있다.

나 단장은 “AI 모델을 로봇 내부에서만 구동할지, 가까운 엣지 환경에서 처리할지가 피지컬 AI 추론 경쟁의 핵심”이라며 “온디바이스와 엣지를 결합하는 구조를 잘 구축하면 한국만의 강점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성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지능형네트워크단장 (사진=신영빈 기자)
나성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지능형네트워크단장 (사진=신영빈 기자)


NIA가 올해 추진하는 피지컬 AI 네트워크 사업은 2개 사업, 4개 과제로 구성된다. 이동통신사의 상용망에 5G 단독모드(SA)와 AI-RAN을 적용하는 Hyper-AI 네트워크 과제 2건과 현대제철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과제, 국산 오픈랜 장비와 AI 서비스를 묶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과제다.

나 단장은 “앞선 과제들은 기술과 서비스를 검증하고, 현대제철 과제는 상용화에 필요한 현장 사례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실제 수출을 통해 시장을 만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로봇은 빠른 반응, 엣지는 복잡한 판단”

핵심 기술은 AI-RAN(AI 기반 무선접속망)이다. 기존 통신망이 로봇과 설비를 연결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AI-RAN은 기지국 인근에 GPU 등 연산 자원을 배치해 로봇의 AI 판단까지 지원하는 구조다.

로봇이 촬영한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가까운 엣지 컴퓨터로 보내면 AI가 이를 분석해 작업 방향을 결정하고 다시 로봇에 전달한다. 먼 클라우드까지 데이터를 보내는 것보다 지연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제조 현장과 같은 실시간 환경에 적합하다.

나 단장은 “로봇 내부에서는 자세 제어, 주행, 충돌 방지, 비상 정지처럼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AI-RAN은 영상 분석과 작업 판단 같은 고차원 기능을 맡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로봇에 고성능 컴퓨터를 모두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 로봇의 무게와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더 큰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안전성이 중요하다. 통신이 끊기더라도 충돌 방지와 비상 정지 같은 핵심 기능은 로봇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한다. NIA는 디지털트윈과 실험 환경, 실제 산업 현장에서 통신 지연과 장애 상황을 검증하며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AI-RAN + 피지컬AI 현장 실증 개념도 (사진=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AI-RAN + 피지컬AI 현장 실증 개념도 (사진=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고온 설비에 로봇 먼저…오류 확인부터 리셋까지”

대표적인 실증 장소는 현대제철 당진 열연공장이다. 고온의 대형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작업자가 현장에 직접 들어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야간에 고장이 나거나 2인 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대응이 늦어져 조업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증 로봇은 작업자보다 먼저 위험구역에 들어가 오래된 설비의 화면과 경보를 읽는다. 이상이 발생한 위치로 이동해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작업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허용된 범위에서는 함체를 열거나 버튼을 누르고 설비를 리셋하는 등 초기 조치도 수행한다.

조선소에서는 사람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비정형 용접·도장 작업을 실증한다. 다른 제조현장에서는 순찰 로봇과 공장에서 출고된 차량을 정해진 구간에서 이동시키는 자율주행 기술도 검증한다.

NIA는 모든 현장에 사람 형태의 휴머노이드를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나 단장은 “바퀴형 로봇으로 할 수 있다면 바퀴형이 가장 효율적이고, 사족보행으로 충분하다면 굳이 두 발로 걷게 할 필요가 없다”며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손이나 신체 구조가 꼭 필요한 작업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서 검증하고 해외서 동시에 뛴다”

국내 실증 결과는 해외 수출로 연결한다. NIA는 국내 공장과 일본 물류센터에서 동시에 기술을 시험하는 ‘병행 실증’을 추진한다. 국내 시험이 끝난 뒤 해외에서 다시 검증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국산 소프트웨어 기반 기지국과 무선장비를 묶은 풀스택 구성도 추진한다. 여기에 AI 위험 감지와 디지털트윈 관제, 자율주행로봇 서비스를 결합해 장비가 아닌 하나의 산업현장용 상품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나 단장은 “해외 기업들은 AI-RAN이 좋은 기술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만큼 투자할 이유가 있는지를 묻는다”며 “네트워크와 함께 실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기업이 AI-RAN을 쉽게 시험할 수 있는 국가 테스트베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기업이 직접 특화망 주파수를 확보하고 통신장비를 구매해 망을 구축·운영해야 한다. 이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들어 로봇기업이 기존 온디바이스 방식을 고수하기 쉽다는 것이다.

나 단장은 “로봇기업이 부담 없이 네트워크 기반 AI를 시험할 수 있는 산업현장형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며 “한국이 잘하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피지컬 AI의 추론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실증을 통해 그 가능성을 하나씩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