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성진 기자 | 프로배구 V리그를 두고 ‘갈라파고스화 리그’라는 비판이 나온다. ‘갈라파고스화’는 ‘국제 흐름과 단절된 채 국내 시장 안에서만 발전하는 현상’을 뜻한다.
몇 년 전부터 V리그도 비슷한 말을 듣는다. 특히 여자부가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엄청난 인기와 달리 리그 수준과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2026 제주 한중일 여자배구 탑클럽 슈퍼매치는 현재 한국 여자배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V리그를 대표해 출전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오사카 마블러스(일본), 상하이 유베스트(중국)를 상대로 패했다. 두 팀 모두 단 한 세트도 얻지 못하고 0-3으로 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팀은 패했으나, 흥행은 성공했다. 한라체육관은 약 3700석인데 2일간 총 5300여명이 찾았다. 하루 평균 2600명 이상이 배구를 즐겼다.
흥행에 성공했고, 친선대회였기에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참가팀 모두 주전급 선수 일부와 외국인 선수들이 빠진 채 경기했다. 그만큼 V리그의 현재 수준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 조직력, 전개 등 배구하는 데 있어 기본기부터 차이가 있었다.
V리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국제경쟁력을 상실했다. 세계랭킹은 하락을 거듭했다. 한때 라이벌로 여겼던 중국, 일본과의 격차는 벌어졌다. 한수 아래로 여겨졌던 태국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대표팀 레벨의 수준 약화는 고스란히 V리그로 이어졌다. 일부에서 “V리그 여자부는 실력에 비해 연봉이 높은 리그”라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한중일 친선대회는 다시금 V리그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관중선수들의 높은 연봉, 많은 인기와 달리 리그 전체의 경쟁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다. 누구도 리그의 높은 인기가 국제경쟁력과 대표팀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대표팀이든, 프로팀이든 국제무대에서는 상대보다 뒤처지는 모습을 반복한다.
그래서 '갈라파고스화'되는 모습이 더욱더 강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흥행하지만, 국제무대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리그. 지금 변하지 않는다면 V리그는 국내에서만 통하는 리그가 될 뿐이다.
흥국생명, 현대건설의 2연패는 단순한 친선경기 결과가 아니다. V리그가 지금의 인기에 안주할 것인지, 국제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변화를 시작할 것인지를 묻는 경고장이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