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명암…"美서 유가 우려에도 픽업트럭·대형 SUV 강세"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2분기 경영실적이 유럽 업체들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 기름을 많이 먹는 픽업트럭이나 SUV가 여전히 잘 팔린 반면, 유럽에서는 일찍 전기차(EV) 제조에 뛰어든 현지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크라이슬러와 지프, 램 브랜드를 소유한 다국적 기업 스텔란티스도 미국 내 판매 회복에 힘입어 2분기 조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정부가 부과한 높은 관세와 중국산 자동차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가 비야디(BYD)와 같은 중국산 저가 업체들의 공세를 막았기 때문으로 FT는 분석했다.
미국 제조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배출가스 기준 완화 정책에서도 큰 혜택을 받았다. 아직 수익성이 낮은 EV 생산을 줄이고 고수익이 보장되는 픽업트럭과 SUV를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모델로 많이 만들었다.
GM의 경우 2분기 조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이 회사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수개월간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트럭과 SUV 수요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의 안토니오 필로사 CEO도 "미국 소비자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대형 픽업트럭과 SUV를 선호한다. 환경 규제가 완화된 덕분에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비용 절감으로 EV를 앞세운 중국 측 공세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현재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약 10%다.
유럽 업체들은 당국의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로 제조 비용이 증가했다는 불만도 제기한다.
르노의 프랑수아 프로보 회장은 "우리는 EV에 투자하고,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며, 고객을 위해 EV 가격 인하에 힘쓰고 있다"면서 EU 당국이 업체들의 역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메이드 인 EU' 생산 목표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미국 업체들의 현재 실적이 좋아도 트럭이나 SUV 생산에만 전념하면 미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컨설팅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 설립자는 "미국 업체들이 혁신적 신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진정 깨닫고 있는 건지, 말로만 개발한다고 하는 건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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