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건강보험 환급금이 수천억 원 규모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 대상임에도 신청하지 않아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최근 5년 6개월 동안 3600억 원을 넘었고, 일부는 소멸시효가 지나 영구적으로 받을 수 없게 됐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신청되지 않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은 총 3617억 원으로 집계됐다. 환급금을 받지 않은 건수는 42만4727건에 달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건강보험 가입자의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막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받은 뒤 환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가 개인의 연간 본인부담 상한액을 초과하면, 초과한 금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돌려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환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연간 상한액은 다르게 적용된다. 소득이 낮을수록 상한액도 낮아지기 때문에 환급받는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간 본인부담 상한액이 89만 원인 저소득층이 1년 동안 건강보험 적용 의료비로 300만 원을 부담했다면, 상한액을 초과한 211만 원은 환급 대상이 된다.
문제는 환급 대상이 되더라도 자동으로 돈이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급 대상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지만, 실제 환급금을 받으려면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 신청은 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전화, 방문, 우편, 팩스 등을 통해 가능하다.
안내문을 받지 못했거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 또는 신청 절차를 미루다 기한을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장기간 치료를 받은 환자나 고령층은 환급 대상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신청 환급금은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3억 원, 17억 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24년에는 1093억 원, 2025년에는 1718억 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6월까지 이미 224억 원이 신청되지 않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신청하지 않은 채 3년이 지나면 환급받을 권리가 사라져 더 이상 돌려받을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돼 지급이 불가능해진 환급금은 5만4002건, 금액으로는 378억 원에 달했다. 2021년에는 157억 원, 2022년에는 221억 원이 그대로 국고로 남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환급 대상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문자메시지와 모바일 앱 알림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국민이 이를 확인하지 못하거나 신청을 미루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지아 의원은 "환급 대상자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공단이 보다 적극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안내 방식뿐 아니라 자동 지급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공단도 안내문 재발송 확대와 모바일 알림 기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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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부담상한제란 무엇인가…누가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나
본인부담상한제는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도록 만든 대표적인 건강보험 제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에 한해 일정 금액 이상을 본인이 부담하면 초과분을 건강보험공단이 환급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만 계산 대상이라는 것이다. 비급여 진료비는 원칙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미용 목적 시술이나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치료는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환급 대상 여부는 개인이 따로 계산할 필요는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를 바탕으로 연간 본인부담금을 자동 산정한 뒤 환급 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대상자에게 우편이나 문자 등을 통해 안내가 이뤄진다.
다만 환급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계좌에 돈이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본인 명의 계좌를 등록하고 지급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하지 않으면 아무리 환급 대상이어도 돈을 받을 수 없다.
특히 장기간 입원이나 암 치료, 수술 등으로 의료비가 많이 발생한 사람은 환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환급액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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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 대상인지 확인하는 방법
환급 대상 여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The건강보험),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단에서 발송한 안내문을 받았다면 안내된 절차에 따라 신청하면 되고, 안내문을 분실했더라도 온라인 조회가 가능하다.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고객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환급 대상 여부와 지급 가능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비가 많이 발생했던 해가 있었다면 환급 대상 여부를 한 번쯤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안내문을 놓쳤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면 신청을 통해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족 가운데 고령 부모나 장기 입원 환자가 있다면 보호자가 함께 환급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환급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신청하지 않아 권리를 잃는 사례 상당수가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환급 대상이라면 신청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멸시효가 지나면 환급 대상이더라도 더 이상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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