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ETF 내던지고 빠르게 도망간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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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ETF 내던지고 빠르게 도망간 개미들

센머니 2026-08-03 14:25:00 신고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센머니=홍민정 기자]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에 개인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하루 만에 17% 넘게 폭등한 뒤 곧바로 4% 가까이 급락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 대신 미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기장을 방불케 하는 변동성이 장기 투자 기반을 흔들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는 코스피가 역대 최고 일간 상승률인 17.91%를 기록한 지난달 31일이다. 지수가 사상 최대 폭으로 반등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추가 매수 기회가 아닌 차익실현 시점으로 판단하며 국내 주식형 ETF를 대거 처분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반등조차 매도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3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ETF 가운데 국내 상품은 단 3개에 그쳤다. 이마저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 모두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였다. 나머지 7개는 미국 주식형 ETF가 차지했으며, 국내 지수 추종 ETF나 반도체 ETF는 순매수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히 국내 ETF 가운데 인버스 상품에만 자금이 집중된 점이 눈에 띈다.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3,715억원, 'KODEX 인버스'를 1,111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5,600선에서 6,500선까지 회복했음에도 추가 상승보다 재차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반면 미국 주식형 ETF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 개인은 'TIGER 미국S&P500'을 420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을 378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을 244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을 169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하며 글로벌 기술주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순매도 상위권은 국내 레버리지 ETF가 휩쓸었다. 개인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5,879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KODEX 레버리지'(4,942억원), 'KODEX 200'(2,760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156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537억원) 등을 대거 처분했다. 단기 급등 과정에서 공격적인 국내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등락 과정에서 형성된 대규모 매물 부담이 향후 시장 회복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연쇄 급락 과정에서 6,000포인트 이상 구간에 물려 있는 투자 규모가 약 130조원에 달한다"며 "시장 반등 시 해당 물량이 잠재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직후인 3일 다시 급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7.18포인트(3.60%) 내린 6,358.27에 출발했다.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3.68% 하락한 6,353.04에서 거래됐다. 전 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7조2,770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기관 역시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대형 반도체주도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직전 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장중 7% 넘게 하락하며 160만원선을 내줬고, 하루 전 26% 이상 급등했던 삼성전자도 7%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두 종목 모두 낙폭이 8%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는 6.48%, SK하이닉스는 5.59% 하락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시장에서는 단기간 반복되는 급등락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주식형 ETF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의 수급 기반도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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