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플러스] 15살, 삶의 가능성을 향한 생의 의지 '캐리어를 끄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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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플러스] 15살, 삶의 가능성을 향한 생의 의지 '캐리어를 끄는 소녀'

뉴스컬처 2026-08-03 14:19: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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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잘 살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다 큰 어른이지만 돈이 많으면 좋겠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스트레스 없이 살고 싶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떨까. 그들에게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한 친구들은 또 어떤 방식으로 잘 살아가기 위한 의지를 드러까. 그들에게 우리 어른이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남의 것을 훔치며 사는 부모와 가난한 집이 싫었던 '영선'은 좋은 집과 다정한 부모가 있는 봄이 집이 좋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봄이는 영선을 불편해하고, 영선모는 '돈을 가져올 게 아니면 뭐하러 그 집에 가냐'고 타박한다. 윤심경 감독 단편 '우리 집에 온 아이'다. 2022년 개봉한 28분짜리 단편은 한 아이의 잘 살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가로막는 '현실'을 세밀하게 담아내며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선사했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이후 윤 감독은 '우리 집에 온 아이'를 청소년 성장담으로 확장 시켰다. 그동안 봐 왔던 '청소년 성장 드라마'의 익숙한 문법을 넘어, 가족, 계급, 소속감에 대한 질문을 테니스라는 역동적인 소재와 결합, 생존 본능이 얽힌 현실적인 이야기로 완성했다.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갈 곳을 잃은 15살 '영선'이 테니스 훈련 파트너로 '수아'의 집에 머물게 되고, 그들 가족의 일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윤심경 감독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선택받기만을 기다리던 시절, 한 아이가 생각났다. 어린시절에 살았던 동네에서 어떤 집에 들어와 살았다가 진짜 부모에게 돌아갔던 아이였다. 꽤나 대범한 행동을 했던 그 아이야말로 자신의 욕망 앞에서 가장 솔직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욕망을 뚫고 나가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고, 그것이 영화의 시작이 되었다"고 밝혔다.

'영선'의 캐리어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다. 머물 곳을 찾아 이리저리 떠도는 주인과  닮았다. 짐 또한 캐리어 하나에 다 들어갈 정도로 적다. 그럼에도 '영선'에게는 캐리어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작품의 제목이 '캐리어를 끄는 소녀'가 된 이유다.

감독이 '캐리어를 끄는 소녀'를 통해 바라본 핵심은 "삶의 가능성을 향한 생의 의지"다. 양부모에게 버려진 15살 소녀가 타인의 집에 머물게 된다는 상황에서 출발하지만, 이를 감정적으로 과장하거나 신파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오히려 인물의 절박한 상황을 객관적이고 건조한 태도로 바라보며, 폭풍 한가운데 서 있으면서도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영선'의 절제된 얼굴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축으로, 관객이 그의 마음과 선택을 따라가게 만든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특히 영화는 한 소녀의 사적인 성장 서사로만 머무르지 않고, '집' '가족'이라는 익숙한 공간 안에 집단, 계급, 차별, 불공평에 대한 은유를 섬세하게 담았다. 그러면서 영화 속 인물의 관계에 집중했다. 감독은 인물 간의 관계성이 모두 '영선'의 캐릭터를 보여주거나 '영선'의 드라마로 이어지길 바라며 연출했다. '영선'은 '수아' 가족과 어떤 식으로든 1:1의 관계성을 갖는다. '수아'와는 또래 친구로, '성우'와는 테니스로, '지영'과는 모성이나 연민으로 닿는다.

그렇다면 '테니스'는 어떤 역할을 할까. 공을 치고 받아내는 랠리의 리듬은 '영선'과 '수아'의 관계, '영선'과 '수아' 가족 간의 긴장감 그리고 삶을 다시 맞받아치는 상황과 맞물린다. 이처럼 테니스는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을 보여주는 핵심 장치로 기능하며 색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사진=싸이더스

윤심경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9월 2일 개봉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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