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르노코리아가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를 중남미 시장에 투입하며 수출 실적 회복에 나섰다. 아르카나와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필랑트까지 해외 판매 차종에 합류하면서 부산공장의 수출 라인업도 3차종 체제로 넓어졌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31일 마산항 제4부두에서 필랑트 220대를 중남미로 향하는 선박에 실었다. 같은 선박에는 아르카나 418대와 그랑 콜레오스 209대도 함께 선적됐다. 이날 중남미로 출발한 르노코리아 차량은 총 847대다.
필랑트의 첫 수출은 르노코리아의 판매 부진 속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르노코리아의 국내외 판매량은 8만8044대로 전년보다 17.7% 줄었다. 내수는 5만2271대로 31.3% 증가했지만, 수출이 6만7123대에서 3만5773대로 46.7% 감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내수와 수출이 함께 위축됐다. 상반기 판매량은 내수 2만1187대와 수출 1만2197대를 합쳐 3만3384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전체 판매는 29.0%, 내수는 24.5%, 수출은 35.7% 감소했다.
르노코리아가 지난 7월31일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필랑트의 중남미향 첫 수출 물량을 선적했다. ⓒ 르노코리아
지난해 내수 성장을 이끌었던 그랑 콜레오스의 신차효과가 약해진 가운데 수출 회복 속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필랑트가 출시된 3월 내수 판매는 6630대까지 늘었지만 5월 2893대, 6월 3400대로 내려왔다. 수출도 5월 3020대에서 6월 1251대로 줄었다.
수출 부진에는 아르카나의 물량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아르카나는 2020년 이후 해외에서 30만대 이상 판매되며 부산공장 수출을 이끌었지만, 모델 수명주기가 길어지면서 지난해 수출량이 2만7065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해외 판매를 시작한 그랑 콜레오스는 7312대의 신규 물량을 만들었으나 아르카나 감소분을 모두 흡수하지는 못했다.
르노코리아가 필랑트 수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도 수출 구조 다변화에 있다. 특정 차종에 집중된 물량을 여러 세그먼트로 분산하고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차의 해외 판매를 늘려야 공장 가동과 실적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수출 차종은 소형 크로스오버 아르카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필랑트로 구성된다. 차급과 가격대가 다른 세 모델을 통해 시장별 수요에 대응하고, 수출 제품군의 범위도 넓힐 수 있게 됐다.
이번 선적은 필랑트의 해외 시장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생산한 차량의 글로벌 판매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르노코리아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필랑트는 세단과 SUV의 특성을 결합한 준대형 크로스오버다. 최고출력 250마력의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과 공인 복합연비 15.1㎞/ℓ를 갖췄다.
필랑트는 수출 물량 확대와 함께 제품 구성의 상향을 맡는다. 아르카나와 그랑 콜레오스보다 차급이 높고 르노 브랜드의 플래그십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해외 판매가 안착하면 차량 한 대당 부가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첫 수출 지역으로 중남미를 택한 것은 기존 사업 기반을 활용하려는 선택이다. 아르카나와 그랑 콜레오스가 이미 판매되는 지역에 필랑트를 추가하면 새로운 판매·서비스망을 구축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존 고객 접점에 차급이 높은 모델을 투입해 르노 라인업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다만 초도 물량 220대가 전체 수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수출량이 2033대 수준인 만큼 필랑트가 새로운 수출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현지 판매가 후속 주문과 반복 선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필랑트는 이번 중남미 시장 수출을 시작으로, 르노 브랜드의 글로벌 플래그십 모델로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 르노코리아
중남미 소비자들이 준대형 크로스오버의 상품성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중요하다. 아르카나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야 수출 지역과 공급 물량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다.
필랑트 수출은 부산공장의 생산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내수 판매 변동이 커진 상황에서 일정한 해외 물량을 확보하면 생산계획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차종별 판매 변화에도 대응하기 수월하다.
르노코리아의 수출 반등은 세 차종이 각자의 시장에서 꾸준한 물량을 만들어내는 데 달렸다. 아르카나의 감소세를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가 나눠 보완하고, 필랑트의 초도 선적이 후속 주문으로 이어져야 3차종 체제의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필랑트의 중남미행은 부산공장 수출 라인업에 준대형 플래그십이 합류했다는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해 46.7%, 올해 상반기 35.7% 감소한 수출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첫 220대 이후의 물량 확대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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