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돈줄 경색/하]자금난 버텨라…저축銀도 카드사도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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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 돈줄 경색/하]자금난 버텨라…저축銀도 카드사도 '진땀'

비즈니스플러스 2026-08-03 09:07:07 신고

그래픽=챗GPT

기준금리 인상 이후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자금조달 구조와 자산 운용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카드사는 채권 만기를 분산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조달수단을 넓히는 한편, 저축은행은 예금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유동성과 자산건전성을 함께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자금조달 창구가 막힌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여전채와 예금 등을 통한 자금조달은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고, 회사별 신용도와 만기구조에 따라 비용 부담을 흡수할 여력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저축은행과 카드사는 조달 방식이 다르지만 기존 자금을 더 높은 금리로 다시 확보해야 한다는 공통된 부담을 안고 있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예·적금을 받을 수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와 기업어음, ABS 등 시장성 자금으로 영업자금을 마련한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기존 채권의 이자율이 바로 바뀌지는 않지만 신규 채권을 발행하거나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차환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금리가 순차적으로 손익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카드사별 부담도 채권 만기와 단기·장기물 비중, 신용등급, 대체 조달수단 활용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많을수록 높아진 금리의 영향을 빠르게 받고, 장기 자금을 미리 확보하거나 조달수단을 분산한 회사는 비용 반영 시기를 늦출 여지가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만기 분산과 조달수단 다변화를 통해 금리 변동에 대응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카드채권을 기초로 한 ABS 발행은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등록 ABS 발행 실적'에 따르면 카드채권을 기초로 한 ABS 발행액은 2조8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9% 증가했다. 할부금융채권 기초 ABS도 1조9254억원으로 90.0% 늘었다. 상반기 전체 등록 ABS 발행액은 26조58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5% 증가했다.

ABS는 카드대금이나 할부금융채권에서 발생할 현금흐름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여전채에 집중된 조달구조를 분산할 수 있지만 발행비용은 시장금리와 기초자산의 건전성, 신용보강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ABS 발행 증가를 모두 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대체 조달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카드 이용액과 기초자산 규모, 전년 기저효과 등도 발행액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다만 카드사들이 국내 여전채 외에 다른 자금조달 경로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상반기 실적은 카드사별로 엇갈렸다.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18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신용판매 확대와 대손비용 감소가 전반적인 실적을 뒷받침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3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고 KB국민카드는 2189억원으로 20.7% 늘었다. 현대카드는 1852억원, 하나카드는 1259억원, 우리카드는 945억원으로 각각 11.9%, 14.2%, 24.2% 증가했다. 카드 이용액 증가와 충당금 부담 완화, 비용 효율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삼성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1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 카드 취급액은 늘었지만 퇴직급여 충당금 반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줬다. 취급액이 증가하더라도 회사별 비용구조에 따라 손익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카드사는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자산건전성 부담이 완화됐다. 6월 말 연체율은 현대카드가 0.74%, 삼성카드가 0.89%, KB국민카드가 1.07%, 신한카드가 1.21%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삼성·신한·KB국민·하나카드의 연체율이 하락했다. 연체율 하락은 향후 대손비용 증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상반기 실적 개선을 조달 부담이 해소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여전채 금리 상승분은 회사별 채권 만기 일정에 따라 뒤늦게 금융비용에 반영될 수 있다. 충당금 감소 효과도 매번 반복되는 요인은 아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고수익 금융자산을 늘려 비용을 만회하는 방안에도 제약이 따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이어지는 데다 대출자산을 확대하면 이자수익과 함께 연체율·충당금 부담도 커질 수 있어서다.

저축은행은 필요한 수신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를 재집계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81%였다. 연 4% 이상 금리를 제시하는 정기예금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예금금리를 높이면 만기 고객의 이탈을 막고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대출 운용 수요보다 많은 예금을 받아두면 지급이자만 늘어나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신 확대가 외형 성장보다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개별 저축은행마다 경영 기조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과거처럼 외형 확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유동성과 건전성을 함께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라며 "수신 확대와 조달비용 간 균형을 고려한 금리 운용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수신 규모를 정할 때는 대출자산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출을 늘릴 여력이 있는 저축은행은 추가 예금을 영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연체채권을 정리하고 있는 회사는 수신만 늘릴 경우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 정기평가에서도 회사별 대응 여력의 차이가 확인됐다. BNK저축은행은 지난 3월 말 연체율이 6.5%로 전년 동기 10.0%보다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1.9%에서 8.0%로 하락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5.8%로 높아졌다. 정책성대출 확대와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이 자본비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신용평가는 BNK저축은행의 발행자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조달금리 상승과 추가 대손부담, 지방 경기 침체에 따른 건전성 압력을 함께 고려했다. 지표가 개선됐더라도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하방 압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IBK저축은행은 모회사인 IBK기업은행의 자본 지원으로 완충력을 높였다. 지난해 1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BIS 자기자본비율은 2024년 말 13.8%에서 지난 3월 말 16.3%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3.9%에서 9.3%로 낮아졌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IBK저축은행의 발행자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자본적정성은 개선됐지만 수익성이 악화됐고 자산 부실 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 부실채권 매각과 자본 지원으로 지표가 개선됐더라도 영업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건전성 회복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평가다.

NH저축은행도 지난달 발행자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한 단계 낮아졌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지난 3월 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11.5%로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1%에 근접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7%를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성 악화와 높은 자산건전성 부담, 저하된 자본완충력을 평가에 반영했다.

NH저축은행은 대출금을 2022년 말 2조162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조8009억원으로 줄이며 자산 축소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잔액도 6786억원에서 2697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남은 PF 가운데 브리지론이 2234억원을 차지해 부실자산 정리와 자본 관리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 사례만으로 저축은행업계 전체를 동일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금융지주나 국책은행 계열 저축은행은 신용평가 과정에서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지원 여부와 자본 투입 시기, 부실자산 구성은 회사마다 다르다.

계열 지원도 조달비용과 부실 위험을 모두 해소하는 수단은 아니다. 자본을 확충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더라도 예금금리가 오르거나 대출자산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하면 수익성이 다시 낮아질 수 있다. 독립계 중소형 저축은행은 외부 지원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수신금리와 대출 규모를 더욱 보수적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조달비용을 흡수하기 위해 대출 심사와 한도 운영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경우 부담은 중·저신용자에게 이어질 수 있다. 카드론과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은행권 이용이 어려운 차주의 자금조달 창구인 만큼 금리뿐 아니라 승인 문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돈을 마련하는 비용과 조건은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 카드사는 채권 만기와 시장성 조달 비중, 저축은행은 예금 만기와 PF 부담, 자본여력이 하반기 대응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문준혁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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