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포인트] 현대로템의 ‘불편한’ 변곡점…K2 성공 뒤 커지는 ‘수주 절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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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포인트] 현대로템의 ‘불편한’ 변곡점…K2 성공 뒤 커지는 ‘수주 절벽’ 우려

포인트경제 2026-08-03 09:00:00 신고

2분기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9.7% 감소…시장 기대치도 밑돌아
상반기 방산 신규 수주 3000억원 안팎…이라크·페루 계약 시점은 불투명
사상 최대 전체 수주잔고에도 후속 물량 확보가 관건

AI 활용해 만든 일러스트 AI 활용해 만든 일러스트

[포인트경제] 현대로템이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 둔화와 신규 방산 수주 부진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폴란드 K2 전차 2차 이행계약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지만, 이를 뒤따를 대형 해외계약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산 호황을 타고 높아진 시장 기대를 유지하려면 올 하반기 중 추가 수주를 가시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60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9.7% 감소했고, 순이익도 1863억원으로 1.8% 줄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매출은 1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8% 감소했다. 외형은 성장했으나 이익 증가세는 꺾인 모양새다.

키움증권이 추산한 2분기 시장 영업이익 전망치는 2689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3% 이상 밑돈 셈이다. 키움증권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에서 국내 사업 비중이 늘어난 데다 폴란드 2차 이행계약 사업이 초기 생산구간에 진입하면서 비용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방산 부문은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후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디펜스솔루션 부문 매출은 91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48억원으로 9.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4.5%를 기록했다. 폴란드 2차 계약에서 약 5800억원의 매출이 반영됐으나, 수익성이 높았던 1차 계약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 2분기 실적보다 더 커진 ‘신규 수주’ 공백 아쉬움

증권가가 실적 부진보다 주목하는 부분은 신규 방산 수주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상반기 방산 신규 수주는 창정비(廠整備) 사업 등을 포함해 약 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폴란드 K2 전차 계약으로 확보한 물량은 생산 단계에 들어갔지만, 향후 실적을 채울 후속 계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기준 방산 신규 수주는 창정비 사업 등 약 3000억원을 달성하며 부진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라크와 페루 전차 사업, 폴란드 후속 계약이 주요 수주 후보로 남아 있지만, 협상 일정과 계약 시점이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라크 사업은 현지 예산안과 국방장관 인선 등이 변수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최근 이라크 측에 전차 사업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중동 정세와 재정 문제로 협상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페루 사업도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약 체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최종 계약 단계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폴란드 3차 이행계약 역시 하반기 추진이 예상되지만 물량과 계약 시점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대형 전차 수출사업의 특성상 계약이 한 차례 지연될 경우 신규 수주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국의 국방예산과 금융지원, 현지 생산 비중, 기술이전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해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도 일정이 바뀌는 사례가 적지 않다.

▲ 대규모 수주잔고에도 해소되지 않은 방산 불확실성

현대로템의 전체 수주 기반이 약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객관적인 지표에서 확인된다. 올해 2분기 말 전체 수주잔고는 30조4046억원으로 처음 30조원을 넘어섰다. 철도차량·인프라 부문 수주잔고는 19조8670억원, 방산 등이 포함된 AD&RH(Aerospace·Defense & Robot·Hydrogen) 부문은 9조8197억원이었다. 회사는 기존 방산 수출 물량 생산과 수출지역 다변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체 수주잔고가 사상 최대라는 사실만으로 방산 신규 수주 부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로템의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한 핵심은 철도 부문보다 폴란드 K2 전차 수출과 이에 따른 방산 수익성 개선이었다. 향후 주가와 실적 전망 역시 방산 부문의 추가 계약 여부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의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넘어섰으나 현대로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업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교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수주잔고는 38조1730억원, LIG넥스원은 25조3291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6조5532억원이었다.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 부문은 10조102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 자료 하나증권 자료

하나증권도 현대로템의 방산 수주잔고가 연간 매출의 약 3년치로, 주요 경쟁사의 5∼6년치보다 상대적으로 짧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라크 수주 확보 여부를 향후 실적 우려를 완화할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시장 평가도 이전보다 신중해진 분위기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현대로템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34만원에서 29만5000원으로 낮췄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일부 완화됐지만, 해외 수주사업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한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 있다. 폴란드 2차 계약 물량의 생산이 안정화되면 초기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고, 진행 중인 후속 계약 가운데 하나라도 확정될 경우 신규 수주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빠르게 완화될 수 있다. 현금성 자산이 2조5273억원에 달해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사업 대응을 위한 재무 여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결국 현대로템의 하반기 성적표는 기존 K2 물량의 생산 실적보다 신규 수주에서 갈릴 전망이다. 폴란드 계약이 만든 성장세를 이어갈 후속 사업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수주 공백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최근 낙점된 페루 수주에 이어 이라크 사업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다면 실적 부진은 초기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조정 정도로 해석될 여지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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