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남성이 조심해야 하는 비뇨기질환이 요로결석이라면 여성은 방광염을 조심해야 한다. 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본래도 여성에게 매우 흔하지만 여름에는 발생위험이 더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여성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평생 한 번 이상 방광염을 경험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요도가 짧고 요도 입구가 항문과 가까워 장내 세균이 방광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해부학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관계와 임신, 폐경으로 인한 질내 정상 세균총 변화도 방광염 발생에 영향을 준다.
여름에는 방광염에 더 취약해진다.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면 소변량이 줄고 방광 안에 소변이 오래 머물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거나 장거리 이동 중 소변을 참는 습관도 방광염 위험을 부추긴다.
■소변 자주 보고 따갑다면? '방광염' 의심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갑자기 참기 힘든 절박뇨 ▲배뇨 시 화끈거리거나 따끔한 통증이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과 치골 위쪽 통증, 탁하거나 냄새가 심한 소변,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고열이나 오한은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방광염 증상과 함께 발열이나 오한, 옆구리 통증까지 나타난다면 단순 방광염이 아니라 신장까지 감염이 퍼진 '급성 신우신염'을 의심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이장희 과장은 "방광염을 방치하면 감염이 신장까지 올라가 신우신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신우신염은 입원치료도 필요할 수 있어 방광염이 의심됐을 때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 많이 마시면 저절로 낫는다? "항생제 치료 원칙"
방광염은 물만 많이 마신다고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세균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기본이며 충분한 수분 섭취는 세균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처방받은 약은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다.
■수영복 더 입어도 괜찮겠지? "방광염 위험 부추겨"
여름철 방광염은 평소 무심코 하는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도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소변량이 줄어 세균이 방광 안에 오래 머무르게 된다. 또 휴가철 장거리 이동으로 화장실을 미루거나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 역시 세균 증식을 돕는다.
특히 물놀이 후 젖은 수영복이나 운동복을 오래 입고 있지 말아야 한다. 습하고 따뜻한 환경은 세균 증식에 유리해 방광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ⅴ하루 1.5~2L 정도 충분한 수분 섭취하기(개인 건강상태에 따라 조절)
ⅴ 소변 오래 참지 않기
ⅴ 물놀이 후 젖은 수영복·운동복 바로 갈아입기
ⅴ 배변 후에는 앞에서 뒤 방향으로 닦기
ⅴ 성관계 후에는 배뇨하기
ⅴ 배뇨통·빈뇨가 생기면 자가치료보다 병원 진료받기
ⅴ 항생제는 증상이 좋아져도 처방기간 끝까지 복용하기
■재발 잦으면 항생제 예방요법 고려
한편 방광염이 6개월에 두 번 이상 또는 1년에 세 번 이상 재발하면 '재발성 방광염'으로 분류하며, 방광염을 경험한 여성의 약 3분의 1이 재발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이 피곤할 때 감기에 걸리듯 한두 번 정도 재발하거나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반복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재발이 잦은 경우 의사와 상담 후 항생제 예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항생제를 미리 처방받아 증상이 나타날 때 스스로 복용하거나 성관계 직후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 수개월 동안 저용량 항생제를 매일 복용하는 방법도 시행할 수 있다.
또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질 내 유익균인 유산균이 줄어 방광염이 쉽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이 경우 국소 에스트로겐제제를 사용해 방광염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