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시원한 국물이 밥상에 잘 어울린다. 무와 오이로 동치미를 담가두면 반찬으로 먹기 좋고, 남은 국물에는 소면을 말아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다.
겨울 동치미는 무를 크게 썰어 오랫동안 익히지만, 여름 동치미는 무와 오이를 한입 크기로 잘라 짧게 숙성한다. 무는 예부터 ‘천연 소화제’라고 불릴 만큼 식사할 때 자주 곁들이는 채소다. 오늘은 배와 무, 마늘, 생강을 갈아 절인 채소에 먼저 묻힌 뒤 미지근하게 식힌 채수를 부어 당일 먹는 여름 동치미를 소개한다.
무말랭이와 다시마로 국물 맛 내기
짧게 익혀 먹는 여름 동치미는 국물 맛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 생수에 소금만 풀어 부으면 무와 오이의 맛이 국물에 퍼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반면 무말랭이와 다시마, 표고버섯으로 채수를 만들면 담근 날에도 국물이 밋밋하지 않다.
냄비에 생수 10컵(2L)을 붓고 무말랭이 1/2컵(약 25g), 건표고버섯 1개, 대파 1/2대, 양파 1/2개, 무 1토막(약 150g)을 넣는다. 양파는 껍질을 벗겨 반으로 자르고, 무는 두께 2cm 정도로 썰어 넣는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 1장(가로·세로 10cm)을 넣는다. 다시마는 8분 뒤 꺼내고 나머지 재료는 30분 더 끓인다. 다시마를 오래 넣어두면 국물이 미끈해질 수 있어 중간에 건지는 편이 좋다.
완성한 채수는 체에 걸러 국물만 받는다. 끓이면서 물이 줄었다면 생수를 보태 8컵(1.6L)으로 맞춘다. 여기에 천일염 3큰술(약 36g)을 넣고 소금이 남지 않도록 젓는다.
채수는 넓은 그릇에 옮겨 약 30도까지 식힌다. 손가락을 넣었을 때 뜨겁지 않고 미지근한 정도다. 뜨거운 채수를 부으면 오이와 미나리가 금방 부드러워지고, 완전히 차가운 채수를 쓰면 채소에 간이 배는 시간이 길어진다.
배와 무즙을 묻혀 아삭하게 절이기
채수가 식는 동안 무 2/3개를 길이 4cm, 두께 1cm 정도의 막대 모양으로 썬다. 손질한 무의 양은 약 750g이다. 오이 2개는 양 끝을 자른 뒤 4cm 길이로 썰고, 굵은 부분은 세로로 반을 가른다.
큰 볼에 무와 천일염 2큰술(약 24g)을 넣고 섞어 15분간 둔다. 이후 오이와 천일염 1/2큰술(약 6g)을 더해 15분간 절인다. 무를 먼저 절이면 단단한 무와 수분이 많은 오이가 비슷한 상태로 절여진다.
절이는 동안 10분에 한 번씩 아래쪽에 있는 무와 오이를 위로 올린다. 30분이 지나면 찬물에 한 번만 헹군 뒤 체에 밭쳐 10분간 물기를 뺀다. 여러 번 씻으면 채소에 밴 소금기가 빠져 국물과 간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레시피는 배와 무를 갈아 즙만 걸러 사용한다. 절인 무와 오이에 즙을 먼저 묻히면 배의 단맛이 스며들고 여름 무의 매운맛도 줄어든다.
믹서에 껍질과 씨를 없앤 배 1/2개(약 250g), 작게 자른 무 1토막(약 120g), 통마늘 4쪽, 생강 1조각(약 4g), 생수 1/2컵(100ml)을 넣고 곱게 간다. 간 재료는 고운 체나 면포에 부어 즙만 받는다.
마늘과 생강 건더기를 그대로 넣으면 국물이 탁해지고 먹을 때 작은 조각이 따라올 수 있다. 즙만 걸러 넣으면 향은 남고 국물은 맑게 유지된다. 배와 무에서 단맛이 나오기 때문에 설탕이나 매실청은 넣지 않는다.
물기를 뺀 무와 오이에 준비한 즙을 붓고 가볍게 섞는다. 채소에 즙이 고루 묻으면 그대로 10분간 둔다.
향채와 채수 넣어 당일 숙성하기
양파 1/3개는 얇게 채 썬다. 쪽파 6대와 미나리 한 줌(약 30g)은 손질해 4cm 길이로 자른다. 미나리를 너무 짧게 자르면 국물을 뜰 때 잘게 잘린 잎이 많이 따라오기 때문에 무와 비슷한 길이로 써는 편이 좋다.
홍고추 1개와 청양고추 1개는 어슷하게 썬 뒤 찬물에 넣고 가볍게 흔든다. 떨어진 고추씨를 씻어내면 국물에 씨가 떠다니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청양고추는 반 개만 넣는다.
김치통 바닥에 채 썬 양파와 미나리 절반을 깐다. 그 위에 즙을 묻힌 무와 오이를 담고 남은 양파와 미나리, 쪽파, 홍고추를 올린다. 향채를 위아래로 나눠 담으면 국물에 향이 고르게 섞인다.
약 30도로 식힌 채수를 김치통 가장자리로 천천히 붓는다. 마지막에 청양고추를 넣고 국자로 바닥까지 한 번 저어 소금 간을 고르게 섞는다.
완성한 동치미는 햇빛이 닿지 않는 실내에서 2~3시간 둔 뒤 냉장고로 옮긴다. 주방 온도가 높은 날에는 2시간만 두고 냉장 보관한다.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히면 저녁 식사부터 꺼내 먹을 수 있다.
이 여름 동치미는 오래 익혀 신맛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무와 오이의 아삭한 식감을 살려 먹는 풋동치미다. 무말랭이와 표고버섯으로 끓인 채수에 배와 무즙이 섞여 짠맛이 강하지 않고, 마늘과 생강 향도 세게 남지 않는다.
숙성을 마친 뒤 국물이 싱겁다면 천일염 1작은술(약 4g)을 동치미 국물 반 컵에 녹여 김치통에 섞는다. 짜게 느껴질 때는 먹을 양만 그릇에 덜어 생수 1~2큰술을 더한다. 김치통 전체에 생수를 부으면 남은 국물까지 싱거워질 수 있다.
완성한 동치미는 냉장 보관하고 일주일 안에 먹는다. 무와 오이를 반찬으로 먹고 남은 국물에는 삶아 찬물에 헹군 소면을 말면 된다.
■ 요리 재료
생수 10컵(2L), 무말랭이 1/2컵(약 25g), 건표고버섯 1개, 다시마 1장(가로·세로 10cm), 대파 1/2대, 양파 5/6개, 채수용 무 1토막(약 150g), 국물용 천일염 3큰술(약 36g), 배 1/2개(약 250g), 즙용 무 1토막(약 120g), 통마늘 4쪽, 생강 1조각(약 4g), 생수 1/2컵(100ml), 오이 2개, 무 2/3개(손질 후 약 750g), 절임용 천일염 2큰술 반(약 30g), 미나리 한 줌(약 30g), 쪽파 6대, 홍고추 1개, 청양고추 1개
■ 레시피
① 냄비에 생수 10컵(2L), 무말랭이 1/2컵(25g), 건표고버섯 1개, 대파 1/2대, 양파 1/2개, 무 1토막(150g)을 넣고 끓인다.
② 물이 끓으면 다시마 1장을 넣어 8분 뒤 꺼내고 나머지 재료는 30분 더 끓인 뒤 체에 거른다.
③ 생수를 보태 채수를 8컵(1.6L)으로 맞추고 천일염 3큰술(36g)을 녹인 뒤 약 30도까지 식힌다.
④ 무 2/3개를 4cm 길이의 막대 모양으로 썰어 천일염 2큰술(24g)에 15분간 절인다. 오이 2개와 천일염 1/2큰술(6g)을 넣고 15분 더 둔다.
⑤ 절인 무와 오이는 찬물에 한 번 헹군 뒤 체에 밭쳐 10분간 물기를 뺀다.
⑥ 배 1/2개, 무 1토막(120g), 통마늘 4쪽, 생강 1조각(4g), 생수 1/2컵(100ml)을 갈아 즙만 거른다. 무와 오이에 즙을 묻혀 10분간 둔다.
⑦ 양파 1/3개는 채 썰고 미나리 한 줌과 쪽파 6대는 4cm 길이로 자른다. 홍고추 1개와 청양고추 1개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씻어낸다.
⑧ 김치통에 양파와 미나리 절반을 깔고 무와 오이를 담는다. 남은 향채와 고추를 올린 뒤 식힌 채수를 붓는다.
⑨ 햇빛이 닿지 않는 실내에서 2~3시간 둔 뒤 냉장고로 옮겨 차갑게 식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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