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대 공무원이 주식 투자로 1억5000만원 넘는 손실을 보고 계좌가 청산당했다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빌린 돈에 다시 빌린 돈을 얹는 이중 레버리지 투자가 최근 급락장에서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난 이번 하락에 청산당했다’란 제목의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주식·투자' 채널에 최근 올라왔다.
글쓴이는 "레버리지 당기고 신용 당겼는데 청산당했다"며 "내 자산 1억2000만원과 신용대출 3000만원 전부가 청산당해서 빚만 3000만원 생겼다"고 적었다.
계좌 화면을 보면 7월 실현손익이 마이너스 1억5359만원, 손실률은 -1.9%로 적혀 있다. 손실액이 1억5000만원을 넘는데도 손실률이 1.9%에 그친 것은 그만큼 사고판 금액 자체가 컸기 때문이다. 손실 금액이 전체 거래액의 1.9%란 점에서 그가 사고판 규모가 수십억 원대에 이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자기 돈 1억2000만원에 신용대출을 더하고 이를 다시 두 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상품에 넣어 거래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올린 사진. / 블라인드
손실이 커진 종목에 대해 글쓴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의 레버리지 상품을 지목했다. 그는 "11만원이던 것이 1만원까지 내려갔다"며 "처음부터 몰빵한 게 아니라 물타고 물타다 안 되겠어서 대출을 당기고 신용을 당기다 보니 끝났다. 하루에 30% 이상씩 며칠을 빠지는데 어떻게 버티느냐"고 했다.
글쓴이의 투자 방식은 시장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꼽는 요소들이 모두 겹쳐 있다. 첫째, 이중 레버리지다. 이미 기초자산의 두 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상품에 신용융자를 더해 투자하면 지수가 조금만 내려도 손실이 배로 불어난다. 한 이용자는 "레버리지를 당겼는데 또 신용으로 레버리지를 당기는 건 오직 상승만을 위한 투자법이라 반작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둘째, 손절 없는 물타기다. 떨어지는 종목을 손절하지 않고 계속 추가 매수하다 신용까지 동원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다 반등이 나오지 않으면 반대매매로 인해 강제청산을 당할 수 있다. 신용융자는 담보 비율이 일정 선 아래로 내려가면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파는 구조다.
셋째, 하락장에서의 무대응이다. "대응하지 않다가 다 날렸다"고 말한 글쓴이가 내린 결론은 "이제 쇼트(공매도)를 쳐야겠다"였다. 이에 대해 다수 이용자는 "롱 포지션도 손실을 제한하지 못하고 청산당한 사람이 쇼트는 제대로 잡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이용자는 "인버스에 넣는 게 쇼트가 아니라 목표가에 판 뒤 현금을 들고 하락에 대비하는 게 쇼트"라고 꼬집었다.
위로와 격려가 쏟아졌다. "힘들어도 잊고 살라"거나 "긴 인생에서 1억5000만원은 큰돈이 아니다. 다만 남과 비교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라" 등의 조언이 이어졌다. 자신도 비슷한 손실을 봤다며 "같이 힘내자"고 다독이는 댓글도 많았다.
투자 습관에 대한 쓴소리도 많았다. "실력도 안 되면서 왜 신용에 레버리지까지 쓰느냐", "손익비와 손절 기준부터 공부하라", "빚투는 변동성에 너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레버리지는 절대 하지 말고 지수 ETF를 꾸준히 모으라"는 현실적 조언도 있었다.
도박성 투자를 겨냥한 날 선 비판도 있었다. "강원랜드에서 도박하다 쪽박 찬 것과 뭐가 다르냐", "도박했으면 남 탓은 하지 말라", "도박중독 상담부터 받으라"는 반응이 나왔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글쓴이가 손실을 교훈으로 삼기보다 다시 위험을 키우려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댓글에서 "돈 없는데 옵션을 해볼까", "대출 끌어모아 다시 복구할 생각"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한 이용자는 "여전히 한 방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는 기미가 보인다. 운 좋게 벌어도 곧 잃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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