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카고마, '제1회 르완다 문화유산의 날' 맞아 13명 완전체 내한공연
"전통과 힘의 조화, 음악은 만국 공통어…르완다 참모습 보이려 기획"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용맹한 사자의 갈기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하고, 창과 방패를 든 채 강렬한 발 구름을 선보인 르완다 전사들의 춤사위가 한낮 서울의 열기를 단숨에 잠재웠다.
지난 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광장에서 열린 'DDP 바캉스 뮤직페스티벌'의 포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르완다의 '인토레'(Intore)였다.
인토레는 전쟁에서 승리를 축하하며 돌아오는 모습을 남성 무용수들이 표현한 전통춤이다. 지역 결혼식과 국가 행사 등에서 빠지지 않는 춤으로, 인토레를 보지 않았다면 르완다를 방문한 게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2024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될 만큼 르완다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역동성을 상징한다.
이날 공연은 주한 르완다대사관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제1회 르완다 문화유산의 날' 기념행사와 연계해 마련됐다. 르완다대사관은 양국 간 문화 교류 활성화와 협력 확대 등을 위해 이번 행사를 추진했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기념행사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특별공연에 이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내한 무대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방한한 르완다 전통예술단 '카고마'(KAGOMA)는 이번에는 13명 전원 완전체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공연에서 전통 북 연주와 역동적인 춤, 전통 타악기 '인고마' 등을 이용한 연주 등을 다채롭게 펼쳐 보였다.
공연 막바지로 향할수록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사라졌다.
빌딩 숲 사이로 아프리카의 심장 박동 같은 강렬한 타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 사이, 미지(53) 카고마 예술단장이 객석을 향해 손을 뻗자 시민들이 환호와 함께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렌지색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 단원들의 유연하면서도 박력 있는 손짓에 맞춰 시민들은 함께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국경도 언어도 달랐지만, 음악과 춤사위 안에서 서울 시민과 르완다 예술단은 완벽히 하나가 돼 호흡했다.
미지 단장은 공연 직후 연합뉴스와 만나 "이전 공연들이 무대 위에서 정제된 춤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오늘은 관객들과 하나 돼 땀 흘리며 춤추는 자리"라며 "한국과 르완다가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앞선 무대에서 한국 아티스트들과 협업 공연을 한 것에 대해 "악기가 비슷하면 언제든 훌륭한 협업이 가능하다"며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바로 음악의 진정한 힘"이라고 전했다.
여성팀 리더 이제레 가엘(36) 씨는 땀방울이 맺힌 얼굴로 인토레의 매력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세계 무대에서 이 자랑스러운 유산을 선보일 수 있어 가슴이 벅차다"며 "인토레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전통 옷차림과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힘의 완벽한 조화에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르완다의 춤사위가 서울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생생하게 스며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화 외교'를 향한 주한 르완다대사관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다.
이날 공연이 열린 야외무대를 찾은 바쿠라무차 은쿠비토 만지 주한 르완다대사는 "한국 대중에게 르완다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DDP라는 대중 밀착형 공간으로 행사를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르완다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훌륭한 전통문화를 소중히 보존하면서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등 눈부신 혁신을 좇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도록 닮았다"고 설명했다.
매년 8%에 가까운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도 플라스틱 없는 깨끗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유지하는 르완다의 역동성이 바로 인토레의 힘찬 발 구름과 맞닿아 있다고도 강조했다.
은쿠비토 대사는 "양국 발전과 협력은 사람과 사람 간 관계에서 출발하며, 이번 문화행사가 바로 그 역할을 했다"며 "이번에는 르완다의 춤과 음악을 가져왔지만, 다음에는 르완다의 음식과 패션도 한국 시민들에게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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