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우부터 김상욱까지…5명의 시장 거쳐 온 '울산 트램' 잉태사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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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우부터 김상욱까지…5명의 시장 거쳐 온 '울산 트램' 잉태사史

투어코리아 2026-08-01 13:54: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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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말 개통예정인 울산 트램./사진-울산시DB
2029년 말 개통예정인 울산 트램./사진-울산시DB

[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울산의 첫 도시철도인 트램 1호선을 둘러싼 논쟁이 지난 7월 31일 시청 본관 7층 상황실에서 열린 대책회의를 끝으로 현 단계의 시 입장이 정리됐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이날 "법률 자문 결과 현재로선 계약을 해지할 합법적 권한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실제 본공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업을 멈출 수 있는 합법적 방안을 계속해서 찾아 달라"고 관련 부서에 당부했다.

당장은 법적으로 사업을 중단할 근거가 없어 절차는 이어가되, 착공 전까지는 중단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이 국면에 이르기까지 울산 트램은 20년 가까이 김상욱 시장 이전 네 명의 시장을 거치며 추진과 중단, 재추진을 반복해 왔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사진-울산시DB
박맹우 전 울산시장./사진-울산시DB

박맹우 시장 시절(2002~2014) - 경전철로 첫 시동, KDI 문턱에 좌초

울산 도시철도 구상은 1990년대부터 광역 교통망 계획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질적인 추진은 3선(2002~2014년)을 지낸 박맹우 전 시장 재임기에 이뤄졌다. 울산시는 2008년 도시철도 1호선을 고시했고, 2010년 무렵 굴화~양산 북정 구간 경전철 사업이 다시 추진되며 논의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2012년 6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해당 구간 경전철에 대해 "사업 추진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계획은 장기 과제로 밀려났다. 박 전 시장은 이후 2014년 임기를 마쳤다.

김기현 시장 시절(2014~2018) - 도시철도망 계획, 조용히 다시 시작되다

뒤를 이은 김기현 시장 재임기에는 트램이 정치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행정 절차는 물밑에서 다시 움직였다. 시는 2017년 4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고, 이듬해인 2018년 3~5월 중간보고회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그해 5~7월 국토교통부와 사전협의를 진행했다. 2012년 KDI의 부정적 판단 이후 약 5년 만에 계획이 다시 궤도에 오른 셈이다.

2020년 8월 13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수소전기트램 실증 및 보급활성화 업무협약식에서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과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사진-울산시DB
2020년 8월 13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수소전기트램 실증 및 보급활성화 업무협약식에서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과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사진-울산시DB

송철호 시장 시절(2018~2022) - 승인 절차 마무리, '수소전기트램'으로 명명

2018년 취임한 송철호 시장은 전임 김기현 시장 재임 말기부터 진행돼 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절차를 이어받아 마무리했다. 시는 2019년 10월 정부에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승인을 공식 요청했고, 2020년 8월 국가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해 9월 국토교통부의 승인·고시를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사업은 '수소전기트램'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특구 지정을 계기로 세계 최초의 수소 트램을 도입한다는 목표가 더해진 결과였다. 국토부 승인으로 울산은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도시라는 꼬리표를 뗄 발판을 마련했다.

2023년 11월 14일 울산항역에서 열린 '수소전기트램 실증 운행 시승행사'에서 김두겸 당시 울산시장이 지역 유력 인사들과 함께 트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울산시DB
2023년 11월 14일 울산항역에서 열린 '수소전기트램 실증 운행 시승행사'에서 김두겸 당시 울산시장이 지역 유력 인사들과 함께 트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울산시DB

김두겸 시장 시절(2022~2026) - 타당성 재조사 통과부터 계약 체결까지

2022년 취임한 김두겸 시장은 이 사업을 승계해 실질적인 진척을 이끌었다. 2023년 8월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는데, 비용 대비 편익(BC) 값은 0.85로 경제성 기준(1.0)에 못 미쳤지만 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을 반영한 종합평가 점수(AHP)가 0.535로 기준을 넘어서면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이어 2024년 3월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2025년 2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기본계획을 승인받았다. 노선은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삼산로·문수로·대학로를 지나는 총연장 10.85㎞ 구간으로, 정거장 15곳이 들어서며 총사업비는 3814억원(국비 2288억원·시비 1526억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2025년 4~5월 건설공사 일괄입찰(턴키) 공고가 나갔고, 같은 해 11월 업체의 입찰도서가 제출됐다. 그리고 올해 3월 현대로템과 수소전기 노면전차 차량 제작 계약이, 4월에는 한신공영㈜ 컨소시엄과 우선시공 계약이 각각 체결됐다. 개통 목표 시점은 2029년 말, 전체 공사 기간은 약 45개월로 잡혔다.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울산시장으로 취임한 김상욱 울산시장./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울산시장으로 취임한 김상욱 울산시장./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김상욱 시장 취임 이후(2026.7~) - 재검토 시도, 그러나 법적 벽에 부딪히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를 꺾고 새 시장으로 당선됐다. 김상욱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트램 사업에 부정적 견해를 밝혀 왔고, 취임 이후 사업 재검토에 착수했다. 시는 시민 공론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시도했지만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지난 6월 29일에는 현대로템 등 시공사 측에 사업의 일시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계약서상 시가 추가 비용 없이 사업을 중단시킬 수 있는 기간은 최장 60일로, 이 요청 시점부터 시효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후 한 달여간 법무법인, 정부법무공단,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을 상대로 합법적 중단·해지 방법을 찾는 작업이 이어졌지만, 계약이 이미 체결된 이상 손해배상 없이 사업을 중단시킬 근거는 없다는 결론이 반복됐다. 지난 7월 30일에는 박맹우 전 시장이 '울산트램사업 재검토 추진연대' 고문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백지화를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20여 년 전 이 사업의 첫 단추를 끼웠던 인물이 이번에는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7월 31일 울산시청 7층 상황실에서 열린 울산시 트램 관련 대책회의. 이날 회의에서는 사업 중단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사진-울산시

7월 31일 대책회의 - 金시장 "지금은 멈출 권한 없어…그렇다고 포기도 아니다"

김상욱 시장은 지난 7월 31일 실국장들과 외부 인사들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어 현 단계의 입장을 정리했다. 회의에서는 계약 해지 시 배상 범위가 '신뢰이익'이 아닌 '이행이익' 상당액으로 산정될 경우 배상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 시가 권한 없이 사업을 중단시킬 경우 관련 공무원에게 직권남용 등 형사·민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재확인됐다.

김상욱 시장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기 때문에 법에 부여된 권한 밖의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계약상 남은 무상 중단 가능 기간(27일)은 소진하지 않고 남겨 두라고 지시했다. 이어 "트램 논란이 진영 간 소모적 논쟁으로 번져서는 안 되며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결정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제 본공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업을 멈출 수 있는 합법적 방안을 계속해서 찾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즉 이번 회의는 사업 추진을 확정한 자리라기보다, 현재로선 법적으로 멈출 근거가 없어 실시설계 등 행정 절차는 이어가되 착공 전까지 중단 가능성을 계속 모색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재확인한 자리에 가깝다.

사업비 증액 여부, 문수로 일대 관로·케이블 이설 문제, 준공 이후 남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시 교통정체 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트램에 반대해 온 시민단체와 박맹우 전 시장 측은 계속해서 사업 철회를 요구할 방침이어서, 본공사 착공을 앞두고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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