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또 10년이 걸리겠죠"…다시 멈춘 구마모토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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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또 10년이 걸리겠죠"…다시 멈춘 구마모토의 '시계'

연합뉴스 2026-08-01 10:1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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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구마모토성 돌담 무너진 구마모토성 돌담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구마모토성 돌담이 무너진 상태로 있다. 2026.07.30. dylee@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2016년 4월, 개인적인 일로 일본 규슈 구마모토를 찾은 적이 있다.

일본 3대 성이라는 구마모토성의 웅장함, 귀여운 캐릭터인 '구마몬'이 곳곳에 있는 도시 풍경, 친절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즐거운 여행을 하고 귀국한 지 불과 사흘 뒤인 4월 14일과 그로부터 이틀 후인 16일, 각각 규모 6.5, 7.3의 지진이 구마모토를 강타했다.

일본 기상청 규모로는 모두 진도 7의 강진이었다. 진도 7이 2번 연속 발생한 것은 1천년에 1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일이라고 한다.

심한 흔들림으로 산사태가 일어나고 다리가 끊어졌으며 주택이 붕괴했다. 며칠 전 직접 올라갔던 구마모토성의 천수각과 돌담도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다시 구마모토를 방문했다. 이번에는 일본정부관광국의 구마모토 관광 촉진의 일환이었다.

2016년 지진 이후 복구 중이었던 구마모토성 2016년 지진 이후 복구 중이었던 구마모토성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구마모토성 돌담 너머로 복원공사이던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2026.07.30. dylee@yna.co.kr

당시 구마모토 관광 당국은 관광 인프라를 복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광객 유치에 필사적이었으나,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이후 10년은 구마모토 당국과 주민들에게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무너진 구마모토성을 고쳐 세우고, 공항에는 신 여객터미널을 열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공장 등이 들어서며 첨단 산업 도시로도 도약할 참이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지난 강진으로부터 딱 10년만에 다시 지진이 구마모토를 뒤흔들었다.

같은 지역에 규모 7이 넘는 강진이 10년 만에 또 발생했다는 것은 큰 비극이다.

또다시 주택이 무너지고, 도로가 끊겼으며, 구마모토성의 돌담이 무너져 내렸다. 그래서인지 구마모토에서 지난달 29∼30일 이틀간 만난 주민들은 모두 10년 전 지진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보다 더 흔들림이 심했다"고 모두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큼 주민들 뇌리에는 10년 전 지진이 크게 남아있다는 뜻이다.

진앙 인근인 우키시나 히카와초와 달리 구마모토 시내는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었지만, 일상의 모습은 잃은 듯했다.

구마모토성 밖의 안내문 구마모토성 밖의 안내문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구마모토성 밖의 2016년 지진으로 인한 손상을 알리는 안내문. 2026.07.30. dylee@yna.co.kr

구마모토성은 입구부터 폐쇄된 상태였다. 입구를 지키던 경비원에게 언제 관람이 재개될지 묻자 "알 수 없다. 안쪽 돌담이 통행이 불가할 정도로 무너졌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옆으로 2016년 지진으로 인한 파손과 이후 복구 과정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었다. 돌담 너머로는 복구공사 중이었던 것 같은 성내 건물의 모습이 보였다. 겨우 일으켜 세운 시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허탈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구마모토역은 규슈 신칸센 등 열차 운행이 중단된 탓인지 승객은커녕 직원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역 내 편의점을 포함한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구마모토 시내 관광안내소 두 곳을 찾았지만 모두 '임시 휴업'이라는 안내문만 붙어있었다.

한산한 구마모토 시내 상점가 한산한 구마모토 시내 상점가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구마모토 시내 상점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2026.07.30. dylee@yna.co.kr

시내 번화가도 문을 닫은 상점이 절반 이상으로 보였다.

현시점에서 복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현재까지 지진 관련 사망자는 36명, 이재민은 9천명을 넘는다. 단수와 단전으로 인해 대피소로 간 주민들 일부는 화장실이나 에어컨이 고장 난 대피소의 열악한 환경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칸센 운행 중단 알리는 안내문 신칸센 운행 중단 알리는 안내문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구마모토역의 개찰구 앞에 신칸센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6.07.30. dylee@yna.co.kr

구마모토 시내에서 만난 한 택시 기사는 "이번엔 복구에 얼마나 걸리려나요"라는 기자의 우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저번 지진으로부터 10년이 걸렸으니, 이번에도 또 10년이 걸리겠죠"라고 답했다.

앞으로의 10년 역시 지난 10년처럼 고통과 극복의 시간이 될 것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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