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비해 테슬라 중국 사업부의 분리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30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관련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머스크는 “이런 내용은 논의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며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뉴스는 사실로 입증되기 전까지 가짜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아직도 기존 주류 언론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나”라고 WSJ를 비판했다.
앞서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일부 테슬라 임원들에게 향후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사업부를 분리하는 방안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경영진 사이에서는 중국 법인 분사와 지분 매각, 현지 영업 종료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갈등 대비한 사업 분리 가능성 제기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수년간 테슬라의 미국과 중국 사업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더라도 미국 사업이 받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특히 테슬라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과 대만 TSMC의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거론됐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면 테슬라의 핵심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문제도 분리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됐다. 스페이스X는 미국의 국가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방산·우주기업으로, 수출 통제를 비롯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지난해 스페이스X의 미국 정부 대상 매출은 전체 매출의 20%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도 테슬라의 현지 사업과 스페이스X의 결합을 경계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희토류를 비롯한 이중용도 물자가 스페이스X로 이전되거나, 중국 공장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미국의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내 테슬라 차량 소유자의 데이터가 미국 기업으로 이전될 가능성 역시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다.
상하이 공장 수출 전담 법인 설립설도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의 해외 수출을 담당할 별도 판매법인 설립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사업부에 독립된 사무 시스템을 구축해 현지 직원들이 다른 국가 사업부의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번 구상의 실제 추진 여부와 시점은 불확실하다. 머스크가 관련 논의 자체를 전면 부인한 만큼 WSJ 보도의 사실관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테슬라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매출은 테슬라 전체 매출의 약 18%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현재 상하이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중국 사업을 분리하거나 매각할 경우 회사의 글로벌 사업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해 중국 사업 구조를 재편한 사례는 적지 않다. 스타벅스는 최근 중국 사업부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고, 피자헛과 KFC를 보유한 얌브랜드도 2016년 중국 사업부를 분사한 뒤 현지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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