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면서 업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약 7개월간 이어진 협상이 마침표를 찍으면서 두산은 반도체 후공정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전공정 핵심 소재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특히 협상 기간 동안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매각이 무산되거나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양사는 당초 계획대로 거래가 성사되면서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이날 31일 ㈜SK는 보유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두산도 이사회를 통해 SK실트론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최종 인수 금액은 향후 매매대금 조정 절차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SK실트론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소재로 모든 전공정이 웨이퍼 표면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웨이퍼의 품질은 반도체 생산 수율과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전 세계 실리콘(Si)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을 포함한 5개 기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SK실트론은 현재 300㎜(12인치)와 200㎜(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특히 12인치 웨이퍼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SK실트론은 약 2조원의 매출과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반도체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두산, SK실트론 2조3000억원에 인수 확정
문제는 SK그룹이 SK실트론 매각을 결정했던 당시에는 반도체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SK실트론을 매각 대상으로 선정했고, 2025년 12월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협상이 진행되는 사이 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고 이후에는 초호황 국면으로 평가될 만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다.
이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는 실적이 좋은 핵심 계열사를 너무 일찍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심지어 협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자본시장에서는 SK가 매각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진 만큼 가격 재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양사는 최종적으로 거래를 완료하기로 결정했고, 인수 절차도 예정대로 마무리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은 반도체와 첨단소재를 미래 핵심 성장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도 반도체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31일 ㈜두산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 상승한 11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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