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히리에 있는 FIFA 본부 / FotoField-shutterstock.com
국제축구연맹(FIFA)이 유럽축구연맹(UEFA) 및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등 주요 연맹의 거센 보이콧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제 축구 대회 운영을 전담할 신규 자회사 설립과 지분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FIFA는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세워 지분을 매각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이에 특정 유력 인사와 연관된 투자사가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반대하는 회원국에는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강경책을 내놓아 축구계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31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FIFA는 공식 성명을 내고 자회사 설립 안건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FIFA는 성명에서 "일부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로 협의 과정이 방해를 받았다. 공개적으로 제기된 의견과 우려를 존중하며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회원 협회들이 사실에 근거해 투표할 수 있도록 협의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추가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지만 전 세계 211개 회원협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단일 주체는 없다"며 "각 회원 협회는 제안을 검토하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FIFA의 민주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회사는 모든 회원협회가 자국 축구의 상업적 기회를 실질적으로 소유할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서만 제안됐다"며 "축구를 파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FIFA는 결코 그런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FIFA는 대회 운영 중계권, 스폰서십, 티켓, 라이선스 사업 등을 통합 관리하는 영리 목적의 자회사 FFE 설립 청사진을 공개했다.
당국은 FFE의 전체 경제적 가치를 200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이 중 20%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해 최대 42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FIFA는 이를 통해 향후 4년간 글로벌 축구 발전 지원금 규모를 100억 달러 이상으로 대폭 증액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FFE 출범과 연계해 'FIFA 패스트 포워드 프로그램(FFFP)'을 신설하고 각 회원협회당 최대 2000만 달러를 일회성으로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당근책을 제시했다. 단 해당 제안에 반대하는 회원국은 지원금 대상에서 전면 배제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FIFA는 오는 9월 19일까지 각 회원협회에 찬반 여부를 회신할 것을 통보했다. 규정상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주도하는 이 계획이 승인되려면 전체 211개 회원국 중 과반수의 찬성과 37명으로 구성된 FIFA 평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분 매입에는 2개 외부 자본이 거론된다. 미국 금융기관 JP모건과 조슈아 쿠슈너가 설립한 투자 기업 스라이브 이터널이다.
미국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조슈아 쿠슈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친동생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륙 연맹은 강경한 반대 입장을 굳혔다. 55개 회원협회를 거느린 UEFA는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FFE 설립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공식 대회에 전면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UEFA는 성명서를 통해 "월드컵과 기타 대회의 지분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넘기려는 제안을 만장일치로 명확히 거부한다"며 "월드컵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제안이 완전히 철회되고 거버넌스나 대회를 민간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구속력 있는 보장이 제공되지 않는 한 회원국 대표팀은 제안이 유지되는 동안 어떤 대회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못 박았다.
41개 회원협회가 소속된 CONCACAF 역시 같은 날 인판티노 회장의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CONCACAF는 "회의 참석자들은 제안 과정의 적법 절차 부족 등을 강하게 우려했다"며 "최고 수익을 올린 월드컵 이후에도 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의 투자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직 내 막대한 유보금을 활용해 지역 축구 발전 재원을 확충하는 대안을 협의하도록 촉구했다.
결국 UEFA와 CONCACAF 산하 96곳의 회원협회가 FFE 설립에 반기를 든 셈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또한 "상업·재정적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결정은 제안이 의사결정 기구에 제출되기 전에 대륙연맹, 회원협회 이해관계자들과 포괄적인 사전 협의를 요구한다"며 일방적인 추진 방식에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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