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김병진 기자] 이번 주 항공권 시장은 할인 행사가 이어졌지만, 실제로 결제하는 금액은 유류할증료와 여행 시기, 좌석 수급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최대 90~99.8% 수준의 특가 행사를 내놨지만, 이런 가격은 한정 좌석에 먼저 적용돼 빠르게 마감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유가 상승과 환율 부담은 항공사 비용을 키워 전체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항공권 가격을 흔드는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유류할증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항공료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2분기 평균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95.8달러로 전년 대비 약 51% 올랐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66.1달러로 107% 급등했다. 이런 흐름은 항공권 기본 운임과 별도로 붙는 비용 부담을 키워 여행객이 느끼는 실제 총금액을 높일 수 있다.
성수기 여부도 가격 차이를 크게 만든다. 여름휴가철이나 인기 노선에서는 낮은 가격 좌석이 빨리 소진되고, 이후에는 같은 노선도 더 비싼 좌석만 남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항공사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가격 조정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예약 흐름, 남은 좌석, 계절 수요, 경쟁사 가격 등을 함께 반영해 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기 노선과 성수기에는 특가 좌석이 줄고 평균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다만 비수기나 수요가 약한 시간대에는 오히려 가격이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빈 좌석으로 띄우는 것보다 할인해서라도 좌석을 채우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어서울은 일본 전 노선 할인,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은 최대 99% 할인, 에어프레미아는 최대 9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제주항공도 8월 말까지 고객 행사를 열고 국제선 왕복 항공권과 포인트 경품을 내걸었다. 다만 이런 특가는 출발 임박 인기편보다는 행사 시작 직후 예약 경쟁이 붙는 경우가 많아, 화면에 보이는 할인율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결제 단계의 실제 총금액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선에서는 제주행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유류비 부담으로 제주 노선 운항 편수가 줄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큰 비행기 비중이 줄었다. LCC들도 운영비 상승을 이유로 일부 노선 운영을 축소했다. 그 결과 좌석 공급이 줄면서 제주행 체감 항공료가 높아졌고, 여행객 일부는 강릉, 부산, 여수, 전주 등 다른 국내 여행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여행을 계획한다면 주말과 휴가철보다는 평일, 이른 예약, 프로모션 시점 활용 여부에 따라 실제 부담 차이가 커질 수 있다.
국제선은 노선별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 일본 노선은 가장 활발하게 할인 경쟁이 붙는 편이다. 에어서울이 오사카·다카마쓰·요나고 노선 20%, 도쿄·후쿠오카 노선 10% 할인 코드를 내놓았고,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고베 노선 확대에 나섰다. 여행 수요가 꾸준해 항공편도 많지만, 특가 좌석은 한정돼 있어 예약 시점에 따라 차이가 크다.
동남아 노선 중에서는 다낭을 포함한 베트남 노선 확대가 눈에 띈다. 베트남항공은 인천~다낭 노선을 하루 2회, 주 14회로 늘렸고 한국~베트남 전체 노선은 주 70회 수준으로 확대됐다. 파라타항공은 인천~하노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썬푸꾸옥항공도 인천~하노이와 인천~호치민 노선 운항을 예고했다. 노선이 늘면 선택지는 많아지지만, 휴가철 다낭여행 같은 인기 일정은 수요가 몰리기 쉬워 출발일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의 환승 수요 확대가 변수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여객 부문에서 환승과 해외 수요 증가가 실적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유류할증료 영향으로 한국발 수요는 줄었지만, 해외에서 항공권을 산 비중은 늘었고 미국발 매출 비중은 2019년 16%에서 올해 30%로 높아졌다. 장거리 노선은 기본 운임뿐 아니라 유류할증료, 환승 편의, 수하물 연결 여부까지 함께 봐야 체감 비용과 이동 편의성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는 먼저 광고에 적힌 최저가와 실제 결제금액이 같은지 확인해야 한다. 초특가 문구가 붙어도 한정 좌석일 수 있고, 유류할증료와 각종 부가 비용이 붙으면서 체감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위탁수하물, 좌석 지정, 기내식 포함 여부도 LCC에서는 최종 가격 차이를 만드는 부분이다. 또 프로모션은 할인 코드 입력, 탑승 기한, 결제 경로 제한이 붙는 경우가 많아 조건을 놓치면 기대한 가격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카드사나 여행 플랫폼 혜택도 함께 따져볼 만하다. KB국민카드는 에어캐나다 항공권 구매 고객에게 최대 120캐나다달러 상당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고, NH농협카드는 대만 여행 및 해외 숙소 할인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항공권과 숙박을 묶은 상품도 나오고 있어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면 항공권 단독 가격뿐 아니라 전체 여행 비용 기준으로 비교하는 편이 유리하다.
결국 이번 주 항공권 시장은 특가 확대와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할인율보다 실제 총금액, 출발 시기, 포함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 제주든 다낭이든 인기 노선일수록 서둘러 비교하고 조건을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비용을 아끼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Copyright ⓒ 센머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