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제철이 오면 집집마다 가벼운 의견 충돌이 생기곤 한다. 백도를 고를지 황도를 고를지 망설이는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걸 좋아하는 사람과 단단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 은근히 갈린다.
둘 다 같은 복숭아지만 껍질 색부터 과육의 단단함, 단맛의 결까지 제법 다르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 취향과 먹는 방식에 따라 손이 가는 쪽이 갈린다.
어떤 점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무엇을 고르면 좋은지 알아 두면, 복숭아를 고를 때 조금 더 즐거워진다. 두 복숭아의 개성을 알고 나면 상황에 맞게 고르는 눈이 생긴다. 껍질 색만 봐도 둘은 금방 구분된다.
백도와 황도의 맛과 식감 차이
백도는 이름처럼 껍질이 연하고 하얀빛이 돈다. 과육이 부드럽고 연해서 한입 베어 물면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지고, 은은한 향과 깔끔한 단맛이 함께 느껴진다.
무르익을수록 살이 녹듯 부드러워지는 것이 백도의 매력이다.
대신 부드러운 만큼 쉽게 물러지는 편이다. 사 두고 오래 두기보다 잘 익었을 때 빠르게 먹어야 그 촉촉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실온에 두고 살짝 물러졌을 때가 백도의 향이 가장 좋다는 사람도 많다.
황도는 껍질이 노랗고 과육도 한결 단단하다. 탱탱하고 쫄깃한 식감에 씹는 맛이 좋고, 진한 단맛에 적당한 산미가 어우러져 풍미가 깊고 농후한 편이다.
단단한 성질 덕분에 백도보다 조금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영양 차이와 골라 먹는 법
영양만 놓고 보면 백도와 황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둘 다 수분과 단맛이 풍부한 여름 과일이라, 어느 쪽을 먹어도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 영양의 우열을 굳이 따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과육이 노란 황도에는 베타카로틴이 비교적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은 기름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잘되는 성분이라, 샐러드에 곁들여 약간의 오일과 먹으면 도움이 된다. 물론 생으로 그냥 먹어도 몸에 나쁠 것은 없다.
용도로 나눠 보면 선택이 한결 쉬워진다. 생과로 시원하게 베어 먹을 때는 부드럽고 촉촉한 백도가 어울리고, 형태가 잘 유지되어야 하는 잼이나 샐러드, 디저트, 통조림에는 단단한 황도가 제격이다. 시중에 파는 복숭아 통조림이 대부분 황도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어느 쪽이 이긴다기보다, 그날 먹고 싶은 식감과 쓰임에 맞춰 고르면 된다. 부드러운 게 당기면 백도, 탱탱한 게 당기면 황도, 그렇게 골라 먹는 재미가 복숭아 철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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