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시장은 이를 '매파적 동결(Hawkish Hold)'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반대표가 3표나 나오면서 연준 내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연준 내부 반대표 3명…1979년 이후 최대
연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3명의 소수 의견이 나온 것은 1979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로 기록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준 내부의 매파 성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지아노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FOMC는 매파적인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제시했다.
연준은 "중동 분쟁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고용 증가세가 노동력 감소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실업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며 기존 성명과 마찬가지로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문구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하면서 연준이 일단 추가 데이터를 확인할 시간을 확보했지만,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경우 긴축을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느슨한 인플레이션 목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연준의 목표는 오직 연간 2%의 물가상승률"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5년 넘게 이어진 높은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연준은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연준의 신뢰는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또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시장금리는 명목금리와 실질금리 모두 상승했다"며 "금융여건은 이미 긴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통화정책 운영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내부의 이견에 대해서는 "좋은 가족 간의 토론이었다"며 "금리 수준에는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점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에도 시장은 오히려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했다.
연준 발표 직후 미국 장기 국채에는 매도세가 몰리며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투자자들은 오는 9월 15~16일 열리는 FOMC 회의를 다음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회의 전 발표될 두 차례의 소비자물가(CPI) 지표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로리 로건 총재는 "완만한 수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베스 해맥 총재 역시 높은 물가가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긴축 기조 유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커트 루이스 전 연준 선임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 조치에 나설 기준은 그리 높지 않다"며 "향후 두 달 동안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다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