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극장가 집어삼킨 신드롬이 발생했다. 바로 지난 29일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 4)'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다섯 번째 스파이더맨 솔로 무비이자 최초의 4번째 시리즈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개봉과 동시에 국내외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평을 이끌어내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 작품은 침체기에 빠져 있던 마블 스튜디오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평점 사이트와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관람객 지표는 이 영화가 단순한 히어로물을 넘어섰다는 점을 수치로 증명한다. 관객들의 자발적인 N차 관람 인증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실관람 후기들은 흥행 열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로튼 토마토 98%, MCU 역대 최고 수준 기록
세계적인 영화 비평 및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확인된 지표는 독보적이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평론가들의 평가를 반영하는 토마토미터에서 245개의 리뷰를 바탕으로 91%의 신선도 인증을 획득했다. 실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팝콘미터 점수는 더 눈에 띈다. 2500개 이상의 검증된 평가를 통해 98%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관객 인증 마크를 획득했다. 이는 역대 MCU 영화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점수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주인공 피터 파커의 외로운 투쟁과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낸 서사가 평단과 대중의 취향을 동시에 저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역대급 로튼 토마토 지수.(한글 번역본) / 로튼 토마토
국내 관객도 응답했다, 네이버 평점 9.07점 기록
국내 관객들의 반응도 해외 못지않다. 네이버의 실관람객 평점 시스템에 따르면 개봉 초반 814명이 참여한 가운데 10점 만점에 9.07점(31일 오전 11시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세부 점수별 비율을 보면 관람객의 78%가 9~10점을 부여했다. 이어 7~8점이 12%, 5~6점이 5%, 3~4점이 2%, 1~2점이 3% 순이다. 성별 예매 및 관람 비율에서는 남성이 62%, 여성이 38%를 차지해 남성 관객의 참여도가 다소 높았다. 반면 실제 성별 평점에서는 남성이 8.72점, 여성이 9.63점을 기록해 여성 관객층의 감성을 더 깊게 자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매율과 만족도가 성별에 따라 엇갈리는 이런 흐름은 이 작품이 단순 액션물이 아니라 감정선이 짙은 드라마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탄탄한 서사와 초호화 캐스팅, 크레튼 감독의 연출력
관객들이 열광하는 배경에는 짜임새 있는 시놉시스와 제작진의 구성이 자리 잡고 있다. 작품은 세상 모두가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세계 속에서 전업 스파이더맨으로 범죄와 싸우는 피터 파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옛 친구들이 자신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끼는 압박감과 그로 인해 피터 내면에서 통제할 수 없는 변화가 싹트는 과정이 핵심 줄거리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주연 톰 홀랜드. / 톰 홀랜드 인스타그램
도시와 사랑하는 이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빌런의 등장에 맞서 피터 파커가 펼치는 사투가 서사의 축을 이룬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연출했던 데스틴 다니엘 크레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크리스 맥케나와 에릭 소머즈, 저스틴 커릿츠케스가 각본을 맡았다.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 제이콥 배덜런 등 기존 주역들 외에도 세이디 싱크, 존 번탈, 트래멜 틸먼, 마이클 맨도, 브루스 배너(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까지 합류해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애기거미에서 어른거미로, 피터 파커의 성장통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등록된 실관람객들의 한줄평은 작품이 가진 정서적 강점을 드러낸다. 많은 관객은 기존 톰 홀랜드 표 스파이더맨이 철없는 소년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 관객은 기존 톰스파가 애기거미 이야기였다면 이번엔 액션과 감정 모두 성숙해진 어른거미 이야기라고 평했다.
또 다른 관객은 어린 스파이더맨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지만 피터 파커가 너무 안쓰러워서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는 반응을 남겼다. 톰 홀랜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파이더맨의 완성이자 시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거의 10년 동안 키운 아들이 단단하게 귀환한 것 같아 전작인 3편보다 더 슬프고 묵직했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웹스윙과 헐크 비주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
영화의 시각적 완성도와 액션 시퀀스에 대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맥스 상영 일정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나오는가 하면, 액션의 시원함과 감정 씬의 밀도가 꼼꼼해 N차 관람을 해야 한다는 관객들이 속출하고 있다. 극 중 헐크의 비주얼과 웹스윙 연출은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장면으로 꼽힌다. 스크린엑스로 2차 관람을 예매했다는 한 관객은 큰 화면으로 보는 액션이 완벽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이는 액션 연출이 시리즈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낫다며 기존 최고로 꼽히던 '노 웨이 홈'과 비견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포스터. /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지워진 기억 속 로맨스, 눈물샘 자극하는 서사
영화 속 로맨스와 캐릭터 간의 서사 역시 관람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요소로 꼽힌다. 세상에서 지워진 피터 파커와 그의 연인이었던 MJ, 절친 네드 사이의 서사가 주는 감정적 밀도가 크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관객들은 세 인물이 다시 엮이는 서사가 인상적이었다는 반응과 함께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후기를 남겼다. 한 관객은 감독이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끊임없이 넣어주어 보는 내내 만족스러웠다고 평했고,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았다며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돌아가신 메이 숙모를 연상시키는 갓메이의 존재를 언급하며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한다는 메시지에 감동했다는 평도 있다.
나홍진의 '호프'와 뜻밖의 비교, 캐릭터의 승리
이번 스파이더맨의 흥행은 최근 국내 영화계에서 반향을 일으킨 나홍진 감독의 SF 스릴러 '호프'와의 비교로 이어지며 화제를 낳고 있다. '호프'가 독창적인 세계관과 강렬한 오락성으로 극장가에 논쟁과 흥행을 동시에 몰고 온 상황에서 관객들은 두 작품을 엮은 관람평을 남기고 있다.
한 네티즌은 "침체된 마블의 유일한 호프"는 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언어유희를 남겼고, 또 다른 이들은 '호프'와 같은 강렬한 장르 영화를 본 뒤 이 작품을 본다면 감동이 배가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흥행은 마블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아니라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와 작품의 힘이 이끌어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극장가 유쾌한 해프닝과 스포일러 주의보
극장 현장에서 발생한 돌발 해프닝 후기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관람객은 영화가 훌륭했지만 양옆에 앉은 관객의 소음 때문에 몰입이 흔들릴 뻔했다며 영화 관람 전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을 권했다. 올해 가장 잘한 일이 개봉 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것이라는 고백도 이어진다. 스포일러 없이 등장인물의 정보와 서사를 스크린으로 마주했을 때 감동이 커진다는 실관람객들의 조언에 따라, 사전 정보 없이 관람하라는 의견이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쿠키 영상은 1개다.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 짧게 하나 나오는 구성이며, 별도의 미드 크레딧 영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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