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구 만들고 수도서 세금 징수…국제사회 흔드는 '후티 이너써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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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구 만들고 수도서 세금 징수…국제사회 흔드는 '후티 이너써클'

르데스크 2026-07-30 18:04: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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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무장단체 후티 반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후티도 우회 항로인 홍해 봉쇄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혼란에 기름을 붓고 있어서다. 정식 국가도 아닌 반군 규모의 단체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비롯해 사실상 국제사회 전체를 상대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후티 반군의 권력 구도와 주요 인물, 우호 세력, 자금 조달 통로 등 조직을 지탱하는 각종 정보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2014년부터 예멘 정치·군사 권력 장악한 후티…명칭은 '반군' 실제론 '국가 역할'

 

흔히 말하는 '후티'는 중동국가 사우디아라비아 남쪽에 위치한 연합 공화국 예멘의 자이드파(이슬람교 분파) 무장 조직으로 정식 명칭은 '안사르 알라'(Ansar Allah·하나님의 지지자)다. 후티라는 이름도 조직의 창설자인 후세인 바드레딘 알후티(Hussein Badreddin al-Houthi)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후티는 처음부터 무장조직의 성격을 띈 단체는 아니었다. 1990년대 예멘 북부 사다 지역에서 후세인 바드레딘 알후티가 주도한 종교교육 운동 '믿는 청년들(Believing Youth)'로 시작했지만 2004년 예멘 정부군과의 무력 충돌을 계기로 반군 조직으로 변모했다. 충돌 당시 알후티의 사망이 무력 투쟁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티는 예멘 북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정부와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양한 국제적 이슈에도 관여하고 있다. 단순히 무력 활동만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치·군사·행정 조직을 이루며 실효 지배 지역의 정부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최고정치위원회(SPC)를 구성해 예멘 북서부 지역의 행정과 치안, 세금 징수 등을 관할하는 식이다. 주 수입원은 예멘 수도 사나 지역에서 걷는 세금과 홍해 연안 호데이다항 등에서 발생하는 관세, 항만 사용료 등이다.

 

▲ 후티의 홍해 봉쇄 선언 이후 홍해 일대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홍해 인근 해상에서 예멘 정부군 소속 해군 병사가 경계 근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후티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하면서부터다. 예멘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수도를 사실상 장악한 후티는 예멘 정부와의 내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듬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정부를 지원하며 군사 개입에 나서자 당시 대립각을 세우던 이란이 후티의 우군을 자처했고 이후 예멘 내전은 주변 강대국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결국 후티는 이란의 군사 지원을 바탕으로 수도 사나 지역을 지켜내는데 성공했고 이후 주변 국가 간의 분쟁에 끊임없이 개입하며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일례로 2023년 가자전쟁 직후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선박과 국제 상선을 공격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중동 산유국 해상 물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혼란을 유도하자 후티도 우회로인 홍해 봉쇄에 나섰다. 김수정 부산외대 아랍학과 교수는 "후티의 활동으로 홍해 해상 교통이 위협받게 되면 우리나라도 원유 수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홍해까지 불안정해질 경우 에너지 운송 차질과 물류비 상승으로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설교단에서 통치자로…스스로 '그림자 권력' 자처한 최고지도자와 최측근들


후티의 내부 권력 구조는 최고지도자 1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여타 무장조직과도 다소 거리가 있다.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정치·행정과 군사, 치안, 대외 홍보 등을 각각 맡은 핵심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반군으로 출발한 후티가 수도를 점령·통치하고 주변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형성하는 등 사실상 한 나라의 정부나 다름없는 권력을 유지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역할 분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여타 무장 단체들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 얼마 안가 공중분해 되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었다.

 

▲ 후티 반군 핵심 권력자들 프로필.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후티 내부 권력 구도 정점에는 압둘말리크 알후티(Abdul-Malik al-Houthi) 후티 최고지도자가 있다. 1979년생인 그는 조직의 창시자 후세인 바드레딘 알후티의 동생이다. 그는 2004년 9월 그의 형이 예멘 정부군에 의해 사살된 이후 무장 조직을 수습하며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2000년대 후반 조직의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알후티는 사다 전쟁, 아랍의 봄, 예멘 내전 등으로 이어지는 군사적 충돌 과정에서 조직을 지휘하며 내부 구성원들의 신임을 쌓아 나갔다.

 

그는 20년 넘게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외부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림자 권력'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그의 모습은 늘 삼엄한 경비 속에서 녹화된 연설이나 위성 방송을 통해서만 확인된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는 방송 역시 후티 선전 매체인 알마시라TV 등으로 한정돼 있다. 외신 인터뷰에는 일절 응하지 않으며 해외 외교관들 중에도 그를 대면한 인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보는 우상화 효과를 극대화시켜 권위주의적 통치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고지도자를 대신해 대외 활동에 나서는 인물은 최측근인 마흐디 알마샤트(Mahdi al-Mashat) 최고정치위원회(SPC) 의장이다. 그는 1986년생으로 어린 시절부터 알후티 최고지도자와 가까이 지내며 신뢰를 쌓았다. 2014년부터는 최고지도자 비서실장 겸 대변인에 올라 유엔과의 평화협상에도 참여했다. 이후 2018년 전임 SPC 의장 살레 알리 알삼마드가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의 공습으로 사망하자 후임 의장에 올랐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일에 싸인 알후티 최고지도자와 달리 알마샤트는 각국 대표단을 만나고 외신 인터뷰에 응하는 등 주로 대외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 후티는 홍해 연안 항로를 위협하는 등 국제사회의 혼란을 끊임없이 부추기고 있다. 사진은 예멘 사나에서 야히야 사리 군 대변인의 TV 성명을 시청하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SPC위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알리 알후티(Mohammed Ali al-Houthi)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79년생인 그는 알후티 가문 소속으로 2014년 사나 점령을 현장에서 지휘한 군사 지휘관이었다. 이듬해 임시 과도기구인 최고혁명위원회의 수장을 맡았다. 2016년 최고혁명위원회가 해체된 뒤 2020년부터 상설기구인 SPC의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후티 내부에서 그의 역할은 후티가 장악한 지역의 행정 감독과 내부 통제망 관리, 러시아와 중국 등 강대국과의 대외 협상 등이다.

 

국제사회에서 후티의 행보를 확인하는 과정은 대부분 한 사람의 입을 통해서 이뤄진다. 세계 각국의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Yahya Saree)가 주인공이다. 1970년생인 그는 2018년 군 대변인에 임명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홍해 상선 공격 발표를 비롯해 군사 도발이나 주요 성명 발표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이후 반군 매체인 알마시라TV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된다. 군복 차림으로 담담하게 공격 사실을 발표하는 그의 영상은 국제사회가 후티의 입장이나 향후 행보를 전망하는 주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후티의 조직 관리를 책임지는 인물은 내무장관이자 집행사무국을 총괄하는 압둘카림 알후티(Abdul Karim al-Houthi)다. 최고지도자의 삼촌인 그는 반군 점령지의 치안과 반체제 인사 감시 등 내부 보안 활동을 총괄한다. 그가 주도하는 내부 통제는 점령지 주민들을 향한 감시와 공포 정치로 구현된다. 반체제 인사나 언론인 납치는 물론 최근에는 UN 및 국제 구호단체 직원들까지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또 주민 간의 상호 밀고를 유도하는 정보망을 구축하고 여성의 단독 이동을 금지하는 등 사회 전체의 통제도 주도하고 있다. 통치 명분이 약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택한 '철권통치'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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