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의 ‘두 얼굴’···유통 대세 후광에 가려진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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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의 ‘두 얼굴’···유통 대세 후광에 가려진 사각지대

이뉴스투데이 2026-07-30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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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ChatGPT, 그래픽=한정용 기자]
[이미지=ChatGPT, 그래픽=한정용 기자]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오픈채팅 공동구매가 고물가 시대의 대안 유통망으로 급부상했지만, 불분명한 책임 소재와 가이드라인의 사각지대로 소비자 피해 사례가 빈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업자에게 통신판매업 신고와 판매자 신원·거래조건 제공, 청약철회 등 소비자 보호 의무를 부과한다. 다만 음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인접지역에 판매하는 거래에는 해당 주요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

지역 공동구매방에는 정육과 농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의 가격과 수령 일정이 수시로 올라온다. 인근 소비자가 필요한 수량을 신청하면 운영자나 점포가 주문을 모아 상품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정해진 날짜에 매장을 찾거나 배달로 물건을 받는다.

점포는 주문량을 미리 확인한 뒤 상품을 매입해 과다 재고와 폐기 부담을 줄인다. 소비자 역시 여러 사람의 수요를 한데 모아 개별 구매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다. 물건을 받으러 점포를 찾은 소비자의 추가 구매까지 이어지면서 공동구매가 동네 점포의 새 매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같은 공동구매방을 이용하더라도 운영 방식은 제각각이다. 점포가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하고, 소비자 한 명이 이웃 주문만 모으거나 외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한 뒤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상품과 가격을 알리고 주문을 받는 겉모습만으로는 누가 실제 판매자이고 환불을 맡는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공동구매는 SNS에서 이목을 끄는 방식에 한정 판매와 오픈마켓의 접근성을 결합한 형태”라며 “중개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곳도 있어 거래 구조에 따라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운영자의 실제 역할에 따라 책임 주체와 소비자가 보호받는 범위도 달라진다.

운영자가 가격을 정하고 대금을 받은 뒤 상품 조달과 배송, 환불까지 맡았다면 직접판매에 가깝다. 외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았다면 중개, 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면 광고로 볼 수 있다. 가격 결정과 대금 수령, 수익 배분, 환불 관여 등 실제 거래 과정에 따라 책임이 갈린다.

통신판매중개자는 자신이 거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실제 판매자의 신원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음식료품과 생활용품 거래가 인접지역 판매로 인정되면 통신판매업 신고와 판매자 정보 제공, 청약철회, 중개자의 판매자 신원 고지 등 주요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법에는 인접지역을 가르는 거리나 행정구역 기준이 없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까이 있는지, 소비자가 상품 상태나 환불 문제를 직접 따질 수 있는지 등을 사안마다 판단한다. 상품이 외부 농장이나 공급처에서 택배로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인접지역 거래에서 제외되지는 않는다.

SNS 라이브커머스에서도 식품·생활 분야 소비자상담이 접수됐다. 한국소비자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관련 상담 1489건 가운데 식품·의약품은 197건, 가사용품은 142건이었다. 전체 상담 사유는 환불·반품 거부 등 청약철회·해지가 525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불이행 392건, 품질 문제 319건이 뒤를 이었다. SNS 판매에서 발생하는 환불·계약 이행·품질 분쟁의 양상을 보여준다.

인접지역 거래는 소비자가 가까운 판매자에게 상품 상태나 환불 문제를 직접 따질 수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판매자 정보를 알릴 의무까지 빠지면 소비자는 피해가 생긴 뒤에야 공동구매방 운영자가 판매자인지 중개자인지 확인하고 환불을 요구할 상대를 찾아야 한다.

공동구매의 가격 인하와 동네 점포 매출 효과를 살리되, 영리 목적의 반복 판매와 한두 차례 주문 취합을 구분하고 판매 주체와 대금 수령자, 환불 창구를 거래 전에 표시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모든 거래 유형을 제도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재 공동구매와 관련해 별도로 추진 중인 정책은 없지만 시장 상황과 소비자 피해 양상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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