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청약통장 가입자가 35만명 넘게 감소하며 ‘탈청약’ 현상이 가속화한 가운데 서울과 경기 분양시장에서는 40대 이하 신청 비중이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과 전셋값 상승에 대출규제까지 겹쳐 기존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워진 젊은 실수요자가 자금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청약시장에 남는 양상이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청약 신청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과 경기의 청약 신청자는 총 26만406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가 16만4929명, 40대가 6만8044명으로 두 연령층을 합친 신청자는 23만2973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신청자의 88.2%로, 서울·경기 청약 신청자 10명 중 약 9명이 40대 이하였던 셈이다.
서울·경기 청약시장의 젊은 층 쏠림은 최근 3년간 더욱 뚜렷해졌다. 상반기 기준 30대 이하와 40대의 합산 비중은 2024년 83.9%에서 지난해 85.9%, 올해 88.2%로 2년 연속 상승했다. 2년간 상승 폭은 4.23%포인트다.
서울의 40대 이하 신청 비중은 2024년 상반기 85.5%에서 지난해 86.5%, 올해 88.4%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신청자 수도 15만6482명에서 19만2063명으로 22.74% 증가했다. 특히 30대 이하 비중은 58.76%에서 61.39%로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도 40대 이하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84.87%에서 올해 87.18%로 2.3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청약시장의 전체 가입 기반은 빠르게 줄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583만4034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5만73명 감소했다. 높은 분양가와 낮은 당첨 가능성 등으로 청약통장을 유지할 유인은 약해지고 있지만, 고강도 대출규제로 매매와 임대차시장 모두에서 선택지가 좁아진 30·40대를 중심으로 서울·경기 청약 수요는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기존 아파트를 매수할 때 필요한 자기자본도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전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 규제상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84㎡ 평균 매매가격인 13억5940만원짜리 주택을 구매하려면 11억원에 가까운 자기자본이 필요한 셈이다.
청약은 계약금 납부 이후 입주까지 통상 수년이 걸려 기존 주택을 바로 매수하는 것보다 자금 마련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과 일부 추첨제 물량도 가점이 낮은 젊은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주택 매수는 대출에 막히고 전월세 부담은 커지면서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청약을 포기하기 어려운 ‘울며 겨자 먹기식’ 수요가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청약도 대출규제의 우회로가 될 수는 없다. 당첨 이후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출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입주 시점의 대출 한도가 예상보다 줄거나 분양가 상승으로 필요한 자기자본이 커지면 계약을 포기하거나 입주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기존 주택 매수뿐 아니라 신규 분양 잔금 마련까지 제약할 경우 청약이 본래 취지인 내 집 마련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청 단계에서 나타난 30·40대 쏠림을 청약시장 회복으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라는 지적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대출규제로 15억원짜리 주택을 매수하려면 9억~10억원 가량의 자기자본이 필요해지는 등 기존 주택 매수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40대 가운데 자금 여력이 되는 수요자들이 몰리며 특히 가성비 좋은 수도권 분양 현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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