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손잡고 현대미술과 디지털 기술의 접점을 모색하는 전시 프로젝트가 올해에도 결과물을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서울박스의 공간적 특성을 살려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실험한다.
MMCA×LG OLED 시리즈 2026: 김 크리스틴 선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이 오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된다.
‘MMCA×LG OLED 시리즈’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의 중장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매년 역량 있는 작가 한 명을 선정해 서울박스 공간에 맞춘 장소특정적 신작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25년 첫해 작가 추수가 디지털 세대 감수성과 젠더 담론을 풀어낸 데 이어 올해에도 이어진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김 크리스틴 선은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언어, 소리, 접근성, 사회적 관계를 탐구해 온 한국계 미국인 작가다. 2025년 미술 전문지 ‘아트리뷰’의 ‘파워 100’에서 34위에 선정됐으며, 미국 휘트니 미술관, 모리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 유수의 무대에서 동시대 담론을 확장해 왔다.
이번에 공개되는 신작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은 평면 드로잉을 건축 규모의 공간으로 확장한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작가는 고전 만화의 모션 라인과 미국 수어의 움직임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구성해 소통의 구조를 드러낸다. 서울박스 벽면에는 55인치 LG OLED 스크린 72대를 이어 붙여 국내 미술관 전시 중 최대 규모인 세로 8.1m, 가로 5.4m의 초대형 곡면 디스플레이가 설치됐으며,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된다. 이와 함께 벽면과 바닥면에는 작가의 드로잉 기반 그래픽이 연결된다.
전시명이자 작품명인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은 디지털 환경과 온라인 매체를 통해 증폭되는 양극화 속에서 상호 이해에 이르지 못한 채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는 동시대 사회의 단면을 은유한다. 여기서 ‘바위’는 완고한 타인이나 확신에 갇힌 우리 자신, 혹은 언어와 사회적 관계를 규정하는 고착된 질서를 뜻한다. 작가는 농인 커뮤니티의 경험에서 출발한 언어의 규칙과 소통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해 관람객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새롭게 사유하도록 이끈다. 공간 안에서 드로잉, 영상, 사운드가 서로 호응하며 변화함에 따라 관람객은 언어를 시각적 움직임과 리듬, 관계로 체감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예술의 표현 방식을 확장하는 동시에 작품의 몰입감을 높이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첨단 디스플레이의 섬세한 표현력이 작가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와 맞물려 몰입감을 높이며, 동시대 시각예술이 나아갈 새로운 소통의 방식을 제시한다.
미술관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를 통해 소통을 고정된 결과가 아닌 차이와 관계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경험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지우지 않고 타자와 공존하는 소통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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