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차이나 플러스 원' 다음은 방글라데시…한국 기업, 새로운 제조업 허브 선점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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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차이나 플러스 원' 다음은 방글라데시…한국 기업, 새로운 제조업 허브 선점 경쟁 본격화

폴리뉴스 2026-07-30 10:21:18 신고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방글라데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계기 기업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방글라데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계기 기업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방글라데시가 중국과 베트남을 잇는 새로운 제조업 거점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중 갈등 장기화와 기업들의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생산기지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방글라데시 진출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영원무역과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방글라데시는 단순한 저임금 생산기지를 넘어 한국 기업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의류 봉제산업 중심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방글라데시는 최근 제조업 경쟁력과 내수시장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국가로 재평가받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과 젊은 인구 구조, 지속적인 경제성장, 정부의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제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베트남 잇는 '3의 생산기지'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국

세계 제조업 지도는 코로나19와 미·중 전략 경쟁을 거치며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정 국가에 생산시설이 집중될 경우 발생하는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거점을 분산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가장 큰 수혜를 본 국가는 베트남이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역시 인건비 상승과 산업단지 포화, 토지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비용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시선은 새로운 대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7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와 평균 연령 30세 안팎의 젊은 노동력,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원가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도 방글라데시를 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성장시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으며,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고도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섬유산업 넘어 전자·가전·인프라까지 산업 저변 확대

방글라데시는 오랫동안 글로벌 의류 생산기지로 성장해 왔다.

세계 주요 패션 브랜드들의 생산시설이 집중되면서 수출 기반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산업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자제품 조립과 가전 생산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플라스틱, 화학, 발전설비, 물류 등으로 투자 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며, 경제특구 조성과 항만·도로·전력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중산층 증가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산기지뿐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제는 생산만 하는 국가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chat GPT 활용)]
[사진=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chat GPT 활용)]

영원무역이 닦은 길삼성전자도 현지 생산 확대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영원무역이다.

영원무역은 1980년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이후 현지 최대 규모의 한국 투자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의류 생산을 넘어 산업단지 개발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한국수출가공구역(KEPZ)을 조성했고, 수만 명의 현지 고용을 창출하는 등 방글라데시 산업 발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영원무역의 장기간 투자 경험은 국내 기업들에게 방글라데시가 안정적인 생산거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도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협력사와 생산체계를 구축해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을 현지에서 생산·조립하며 방글라데시 내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생산기지 확보를 넘어 빠르게 성장하는 현지 소비시장까지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건설과 발전, 물류,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 역시 한국 기업 유치를 위해 경제특구 확대와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으며, 양국 간 경제협력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성장 잠재력만큼 해결 과제도 존재

물론 투자 환경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전력과 물류 등 일부 기반시설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히며 행정절차와 통관, 규제 체계 역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정치·사회적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도 투자 리스크 가운데 하나다.

ESG 경영이 글로벌 경영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노동환경과 산업안전 수준 역시 기업들이 반드시 관리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은 공급망 전반에 대한 노동권과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현지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이에 맞는 관리 체계를 갖춰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망 다변화 시대방글라데시 전략 가치 더욱 커질 전망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가 더 이상 '저임금 생산기지'에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첨단 제조업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방글라데시는 중국과 베트남을 보완하는 핵심 생산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특히 영원무역이 수십 년간 축적한 성공 경험과 삼성전자의 생산기반 확대는 다른 국내 기업들의 진출 부담을 낮추는 선행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인프라 개선과 제도 정비가 지속될 경우 방글라데시가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안정화 전략과 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비 절감이 방글라데시 진출의 가장 큰 이유였다면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과 성장시장 선점이라는 전략적 가치가 더 커지고 있다""글로벌 제조업의 중심축이 다변화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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