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컵은 '무적함대' 스페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2연속 우승을 노리던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준우승에 그쳤고, 스페인의 전성시대는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있더라도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막혀 전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너무 의존한 데다 수비마저 거칠어 후반전 경고 누적으로 퇴장 선수가 나왔다.
결국 연장전에서 결정적인 실점을 하며 패배했다. 월드컵 결승전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만큼, 끝까지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한 스페인이 16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반전은 '카보베르데 공화국'이다.
인구 53만 명의 작은 나라가 스페인과 0:0으로 비기며 존재감을 알리더니, 우루과이와 2-2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첫 득점과 두 번째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도 0-0으로 비겨 승점 3점(득실차 0)을 기록, 대한민국(승점 3점, 득실차 -1)을 제치고 사상 첫 본선 진출에서 32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과 상대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낸 골키퍼 보지냐는 세계 축구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반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패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한다면 기회는 다시 올 것이다. 감독 선임부터 축구협회의 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 단순히 회장이나 감독 한 사람의 사임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필자의 추측이건대, 홍명보 감독은 예선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승점 4점으로 무난히 32강에 진출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 중 예상치 못한 실점을 하자, 순간적으로 '승점 3점에 득실차 -1로도 32강에 갈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점 후에도 빠르게 공격적인 전술로 전환하지 않고 안전 위주의 경기를 운영한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드는 생각일 뿐이다.
이제는 유소년 축구부터 재정비하여, 한때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대한민국 축구의 위상을 되찾는 데 초점을 맞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말뿐인 형식이나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진정한 변화가 있기를 바라며, 모든 축구인과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혁신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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