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가격·영양’ 복합 기준 잡아라···‘건강한’ 편의점 간편식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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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가격·영양’ 복합 기준 잡아라···‘건강한’ 편의점 간편식 전쟁

이뉴스투데이 2026-07-29 14:40: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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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CU편의점에 서울시와 CU가 협업해 출시한 '서울마이소울 건강 간편식'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CU편의점에 서울시와 CU가 협업해 출시한 '서울마이소울 건강 간편식'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편의점 간편식 시장에서 맛과 가격을 유지하면서 영양까지 갖춘 일상 한 끼를 만드는 상품화 역량이 승부처로 떠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편의점의 건강 먹거리 진열과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개발을 지원하면서 공공 영양기준의 적용 범위가 상품기획 초기 단계까지 반영되는 모습이다.

2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은 도시락과 김밥, 햄버거, 소시지 등 일상 간편식에 영양 성분을 고려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례가 늘었고, 이들이 가격뿐 아니라 영양 구성까지 따지기 시작하면서 관련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건강식 진열 넘어 제품 설계로

편의점 건강식 확대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식품당국의 협업도 한몫하고 있다. 관련 제품을 따로 진열해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데서 나아가 도시락과 김밥, 햄버거 등 자주 찾는 간편식의 영양 구성 자체를 바꾸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CU와 함께 지난 21일부터 ‘서울마이소울 건강 간편식’ 5종을 수도권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도시락과 줄김밥 각 1종, 삼각김밥 2종, 샌드위치 1종으로 구성했다. 병아리콩밥과 닭가슴살, 물담금 참치, 저지방 마요네즈, 저당 소스 등을 활용해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당과 지방 부담을 낮췄다. 저당·고단백 식단을 가까운 편의점에서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기획한 상품이다.

이마트24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튼튼먹거리’ 영양 기준을 반영한 ‘그릴드머쉬룸 비프버거’와 닭가슴살 소시지 2종을 이날부터 순차 출시한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기준에 맞춰 나트륨과 포화지방, 열량, 당류를 함께 고려해 개발했다.

서울시와 CU가 저당·고단백 한 끼의 판매 접근성을 넓혔다면 이마트24는 버거와 소시지처럼 대중적인 간편식에 공공 영양 기준을 적용했다. 건강식을 일부 소비자의 목적형 상품이 아니라 일반 간편식 경쟁의 한 축으로 끌어들이는 변화로 풀이된다.

편의점은 본사가 상품의 가격과 규격을 정하고 협력 제조사가 생산한 제품을 전국 점포로 공급한다. 한 번 개발한 상품을 여러 점포에서 동시에 팔 수 있어 건강 간편식의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넓히고, 대량 생산으로 가격 부담을 관리하기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 일상 한 끼로 번진 경쟁

서울 한 편의점 도시락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편의점 도시락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편의점이 건강 간편식 개발에 나선 데는 소비자의 이용 방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외식비가 오르면서 도시락과 김밥, 햄버거는 급할 때 고르는 대체식보다 가격 부담을 낮춘 일상적인 한 끼에 가까워졌다. 다만 구매 빈도가 높아질수록 소비자가 섭취하는 열량과 나트륨, 당류 등 누적 영양 부담도 함께 커진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간편식은 점포 방문을 유도하고 음료와 디저트 등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주요 상품이다. 건강식을 별도 코너에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간편식에 영양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반복 구매가 많은 상품군에서 차별화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 건강식은 닭가슴살과 샐러드, 단백질 음료처럼 운동이나 체중관리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일반 도시락과 김밥, 햄버거에도 저당 소스와 저지방 원료, 고단백 식재료를 쓰면서 건강식과 일반식 사이의 경계가 옅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익숙한 메뉴를 유지하면서 영양 구성만 조정하면 별도 식단을 찾지 않아도 건강을 고려한 선택이 가능해진다. 편의점으로서도 새로운 시장을 따로 만드는 대신 판매량이 큰 간편식 자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나트륨과 당류를 낮추거나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과정에서 원재료비가 늘면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고 맛과 식감이 바뀌면 소비자가 기존 제품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건강을 앞세운 제품이라도 편의점 간편식의 주요 선택 기준인 가격과 양, 맛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영양 기준을 맞췄다는 사실보다 기존 상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고 다시 손이 가는지가 실제 판매를 좌우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 간편식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가 편의점을 찾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편의점 햄버거는 패스트푸드보다 가격 부담은 낮으면서도 품질은 뒤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양 성분을 고려한 제품 개발은 꼭 필요한 요소지만 간편식 가운데 소비자가 비싸다고 느끼는 상품도 있는 만큼 가성비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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