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8월 초 KDB생명 매각 본입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6년간 이어진 매각 장기화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매각이 KDB생명의 조직과 영업을 안정시키고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할 새 주인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인수 후보의 자금력과 인수 이후 자본확충·경영 정상화 계획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대주주 적격성과 자본확충 능력을 신중하게 살피되, 승인 절차가 장기화해 거래가 다시 표류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예측 가능한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금호생명 인수 후 16년...여섯 차례 매각 모두 무산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조성한 사모펀드를 통해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KDB생명으로 바꾸고 경영 정상화와 매각을 추진했지만, 2014년부터 진행한 여섯 차례 매각은 모두 무산됐다.
2020년에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JC파트너스가 기한 내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승인을 받지 못했고, 보유 중이던 MG손해보험이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거래가 최종 결렬됐다.
2023년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약 3개월간 실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가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에 부합하는지 등을 검토한 끝에 인수를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인수 이후 필요한 정상화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금융의 인수 중단 이후 산업은행은 2024년 MBK파트너스를 잠재 인수자로 두고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올해 다시 공개 경쟁입찰에 착수했으며, 현재 예비입찰과 실사 등을 거쳐 8월 초 본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 매각 장기화에 '조직·영업력' 흔들...산업은행 '부담'도 누적
KDB생명이 16년째 산업은행 체제에 머물면서 매각 장기화에 따른 조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2014년 이후 인수 후보가 여러 차례 바뀌고 매각 절차가 반복되면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중장기 경영전략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반복된 매각 절차와 조직 개편 가능성이 KDB생명의 신상품 개발과 영업 확대 등 중장기 투자를 제약해 왔다고 지적한다. 매각이 다시 무산되면 KDB생명은 임직원과 설계사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것은 물론 신계약 확대와 수익성 회복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KDB생명 사정에 밝은 전직 관계자는 "회사는 현재도 정상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각이 장기간 성사되지 않으면서 조직의 피로감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누적돼 왔다"며 "인수 주체가 어디가 되든 이번에는 매각을 마무리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부담도 누적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KDB생명에 약 5150억원을 증자하는 등 자본건전성 관리를 지원해 왔다. 매각이 다시 무산되면 추가 지원 부담이 커져 정책금융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정책금융 지원과 기업 구조조정 등 수행해야 할 역할이 많은 기관"이라며 "KDB생명이 산업은행 체제에 편입된 지 16년이 지난 만큼 이제는 매각을 마무리하고 민간으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일곱 번째 매각 도전..."금융당국, 신중하고 신속한 심사 필요"
8월 초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추가 실사와 가격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다. 이후 인수자는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승인을 신청하고, 금융감독원이 자금조달 구조와 출자 능력, 재무건전성, 사회적 신용 등을 심사한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심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주주 변경승인은 신청서를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서류 보완과 추가 자료 제출 등에 걸리는 기간은 제외돼 실제 심사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
KDB생명은 2020년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대주주 변경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JC파트너스가 투자한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2022년 거래가 최종 무산됐다.
금융권에서는 흥국생명은 보험업 경험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금융계열사와의 연계 가능성을 갖춘 만큼 어느 곳이 인수하더라도 KDB생명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적격성을 면밀히 검증하면서도 심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보험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기존 금융계열사와 보험사업을 연계할 수 있어 어느 곳이 인수하더라도 KDB생명 정상화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대주주 적격성을 충분히 검증하면서도 매각 절차가 다시 장기화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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