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게임 중에서 유독 관심을 받는 타이틀이 있기 마련입니다.
화제작은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 그 이상의 의미가 있죠. 시장을 주도하는 게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게임 업계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이 왜 입소문을 타고 있는지”를 함께 짚어보고 직접 플레이해 보려 합니다.
주목할 만한 게임과 콘텐츠를 전해드리는 코너. [송기자의 픽&플레이]는 게임을 고를 때 참고해야 할 알찬 가이드가 되겠습니다.
격투 게임은 대중적인 장르가 아닙니다. 이유로 꼽히는 배경은 여러 가지 입니다. 빠른 플레이 템포와 각기 다른 캐릭터별 기술 커맨드. 1vs1 구도 특성상 패배 원인이 오롯이 개인에게 돌아오는 심리적 부담과 좁은 유저 풀로 인한 매칭 문제도 있죠. 이로 인해 유저가 느끼는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출시된 격투 게임에는 다양한 시도가 접목됐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모던 모드나 ‘철권’ 스페셜 스타일, 방향키와 스킬 버튼 조합으로 필살기를 발동시키는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이러한 편의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과거 복잡한 커맨드를 요구하던 구세대 격투 게임과 현세대 신작은 접근성 측면에서 확연히 구분되고 있습니다.
‘마블 투혼: 파이팅 소울즈’(이하 마블 투혼)은 대중적인 지식재산권(IP)까지 더해 유저풀을 넓히고자 한 게임입니다. 영화로 익숙한 어벤저스부터 엑스맨까지, 영웅들이 펼치는 태그 격투는 대중은 물론 ‘마블 VS 캡콤’ 시리즈를 기억하는 격투 게임 마니아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만한 요소니까요.
오는 8월 6일 출시를 앞두고 진행된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는 ‘마블 투혼’의 특징과 차별화 포인트를 미리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테스트 경험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입문은 쉽지만 숙달은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개발사 색깔 입힌 비주얼과 원작 고증 살린 연출
‘마블 투혼’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비주얼입니다. 개발사 아크시스템웍스는 ‘길티기어’와 ‘블레이블루’ 격투 게임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그리고 개발사의 독특한 콘셉트, 시스템, 비주얼 등의 강점은 이번 ‘마블 투혼’에도 그대로 반영됐죠.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캐릭터 디자인입니다. 마블은 협업 파트너사들이 까다로운 고증 기준을 스트레스라고 호소할 만큼 디자인 검수를 깐깐하게 보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럼에도 ‘마블 투혼’은 마블 캐릭터에 아크시스템웍스 특유의 색깔을 과감하게 입혔습니다. 아이언맨 아머에 건담을 연상케하는 뿔이 솟아 있다거나 원작에서 어둡고 어두운 분위기였던 ‘데인저’가 귀여운 모습으로 재해석된 식이죠.
외형에는 과감한 변화를 준 반면 필살기 연출은 원작 고증을 철저히 따랐습니다. 가령 고스트 라이더는 원작의 ‘로비 레예스’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만큼 해골 모양 헬멧을 쓰고 자동차를 모는 모습으로 구현됐습니다. 이처럼 거의 모든 캐릭터가 독창적인 디자인 변주를 가져가면서도 원작의 요소를 충실히 재현해 개성과 원작의 정통성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복잡한 시스템과 직관적인 조작
아크시스템웍스 격투 게임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개 속도가 매우 빠르고 일격 필살에 가까운 연타도 가능할 정도로 콤보 자유도가 높다는 점이죠. ‘마블 투혼’ 역시 이러한 공통점을 이어가면서도 시스템 측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앞서 출시된 태그 격투 게임 상당수가 3vs3을 기본 골자로 삼았던 반면 ‘마블 투혼’은 전례 없는 4vs4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 소식이 처음 공개됐을 때 상당수의 유저는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가뜩이나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플레이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우려는 일정 부분 사실입니다. 4vs4 시스템에 ‘마블 투혼’만의 독자적인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숙지해야 할 요소들이 꽤 많은 편이죠.
예를 들어 4명의 캐릭터를 모두 골랐다고 해서 처음부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상대를 구석으로 몰아붙여 월 브레이크를 발동시키거나 라운드에서 패배했을 때 어시스트 캐릭터가 하나씩 순차 개방되는 구조죠. 나아가 팀에 합류한 인원수에 따라 어셈블 게이지와 스킬 게이지의 축적량도 달라집니다.
가드 도중 어시스트 캐릭터를 불러내 상대의 맹공을 쳐내는 ‘크로스오버’와 이를 다시 반격하는 ‘크로스오버 리플렉트’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인 격투 게임의 틀에 4vs4 구도와 새로운 메커니즘이 더해져 게임에 익숙해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캐릭터 조작 방식은 직관적입니다. 버튼 하나만 눌러도 화려한 콤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초보 유저라도 손쉽게 높은 콤보 수를 기록할 수 있죠. 필살기 역시 스킬 버튼과 방향키 조합만으로 발동해 복잡한 커맨드를 외울 부담을 크게 줄였습니다.
무엇보다 캐릭터가 다르더라도 근접전, 원거리 공격 방식에 따른 운용과 조작 방식은 비슷하게 설계됐습니다. 때문에 몇 가지 캐릭터만 익히면 처음 접하는 캐릭터라도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수준 높은 콤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최적화·매칭 환경 개선은 과제
‘마블 투혼’은 참신한 시도와 격투 게임 본연의 재미를 결합하려는 게임입니다. 파격적인 시스템 변화는 오픈베타 테스트 버전만으로 단정 짓기 어렵지만 플레이 전반에 걸쳐 ‘마블 투혼’만의 독자적인 차별점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만약 정식 출시 이후 흥행에 성공한다면 4vs4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사례로서 오랫동안 기억되고 참고할 만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게임에 몰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쉬운 최적화와 매칭 환경은 정식 출시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PC버전 기준으로 게임 접속 시 PSN 계정을 연결하는 번거로움은 차치하더라도 대전할 때 발생하는 딜레이나 프레임 드롭 문제는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입니다. 태그 격투 장르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떠나서 기본 플레이 환경을 해치는 문제는 최우선으로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진원 기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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