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더위에 녹은 접착제? 굳은 로진? 김기중·고우석 글러브 이물질 논란의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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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더위에 녹은 접착제? 굳은 로진? 김기중·고우석 글러브 이물질 논란의 쟁점

일간스포츠 2026-07-28 09:43: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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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 내부에 도포된 컴파운드의 모습. 컴파운드는 가죽의 외피와 내피 등을 접착하는 역할을 한다. 윤희상 해설위원 제공


최근 글러브 이물질 문제로 퇴장당한 한국야구위원회(KBO) 퓨처스리그 투수 김기중(24·국군체육부대)과 미국 마이너리그 투수 고우석(28·세인트폴 세인츠)은 모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기중은 더운 날씨 탓에 글러브 내부 접착제가 녹아 흘러나온 것이라고 주장했고, 고우석은 땀과 로진(송진가루)이 반복적으로 섞이면서 이물질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발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2024시즌 한화 소속으로 투구하는 김기중. 최근 글러브 이물질 문제로 퇴장당한 김기중은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이다. IS 포토


#김기중의 사례

두 선수의 주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야구 글러브의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글러브를 제작할 때 손바닥 부분과 외피, 내피를 결합해야 한다. 이 결합 부위에는 충격을 완화하면서 일정 수준의 접착력을 유지하기 위한 물질(컴파운드)을 바르는데, 열이 가해지면 고체 상태였던 물질이 반액체처럼 변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굳는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인 윤희상 위원은 은퇴 직후인 2020년 11월 글러브 제작·판매 업체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현역 경험과 제작 지식을 바탕으로 글러브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선수 출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글러브 가죽은 크게 소가죽(스티어)과 송아지가죽(킵)으로 나뉜다. 가죽 종류마다 내구성과 유연성 등 특성은 다르지만, 외피와 내피를 안정적으로 결합하기 위해 접착 물질이 사용된다는 점은 같다. 특히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접착 물질의 성질이 변해 외부로 배어 나오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윤 위원의 설명이다. 최근 섭씨 30도를 웃도는 고온이 이어진 상황을 고려하면 김기중의 주장 역시 충분히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다만 글러브에서 발견된 물질이 실제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흔적인지, 부정 투구를 위한 이물질인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글러브 이물질 문제로 퇴장당한 뒤 항소 의사를 밝힌 고우석. 고우석은 현재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소속이다. [AP=연합뉴스]


#고우석의 사례

고우석은 소셜미디어(SNS)에 '문제로 제기된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로진은 송진가루로 만든 미끄럼 방지용 물질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022년 3월 관련 규정을 강화하며 '투수들은 땀 관리를 위해 손, 손목, 팔뚝에 로진백을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글러브와 유니폼에 로진백을 바르는 것은 금지된다. 선크림과 같은 다른 물질과 로진을 혼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쟁점은 고우석이 주장한 '가죽에 굳은 흔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의도적으로 글러브에 로진을 묻힌 것인지,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축적된 흔적인지에 따라 규정 적용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투수 출신 A와 B는 모두 "단순 땀과 로진만으로는 끈적거리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특히 투수 C는 "로진은 땀을 흡수하거나 손을 건조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지만, 소위 '찐득찐득한' 상태로 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글러브 내피 안쪽에 사용된 컴파운드가 고온으로 인해 녹아 외부로 배어 나온 뒤, 땀이나 로진과 섞여 굳으면서 이물질처럼 보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검출된 물질이 컴파운드인지, 로진인지, 또는 다른 물질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우석이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물질 사용 관련 해명. 고우석 SNS 캡처


또 다른 쟁점은 이물질이 발견된 위치다. 고우석은 글러브 손가락이 들어가는 안쪽 부분을 검사받는 과정에서 퇴장당했다. 복수의 투수들은 "해당 부위에 이물질을 발라 투구에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오른손 투수인 고우석이 왼손 글러브 안쪽의 이물질을 손가락으로 접촉한 뒤 이를 공에 옮겨 투구하려면 여러 동작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경기 상황에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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