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넣어 둔 브로콜리가 어느새 노랗게 변해 있으면 상한 줄 알고 버리는 분이 많다. 초록빛이 사라지고 누렇게 뜬 모습이 왠지 못 먹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멀쩡한 브로콜리를 색만 보고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이 노란색은 대개 부패가 아니라 브로콜리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우리가 먹는 브로콜리 송이는 사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인데, 시간이 지나면 이 봉오리가 열리며 노란 꽃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니 노랗게 변했다고 무조건 버릴 일은 아니다. 냄새나 물러짐이 없다면 먹어도 괜찮으니, 진짜 버려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가릴 줄 아는 것이 핵심이다.
노란색은 상함이 아니라 개화의 신호
브로콜리가 노래지는 건 초록색을 내던 엽록소가 시간이 지나며 옅어지기 때문이다. 봉오리가 자라 꽃을 피우려 하면서 엽록소가 빠지고, 그 자리에 원래 감춰져 있던 노란빛이 드러나는 것이다.
병이 든 게 아니라 채소가 나이를 먹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가깝다. 밭에 그대로 두었다면 노란 꽃이 활짝 피었을 것을, 냉장고 안에서 천천히 겪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개화가 시작된 브로콜리는 맛과 영양이 조금 떨어진다. 신선할 때보다 식감이 질기고 맛이 씁쓸해질 수 있어, 노래진 것은 생으로 먹기보다 데치거나 볶아 다른 재료와 함께 조리하는 편이 낫다. 양념이나 다른 재료의 맛이 더해지면 쌉쌀함이 한결 누그러진다.
버릴지 말지는 노란색이 아니라 다른 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색이 좀 변했어도 단단하고 냄새가 괜찮다면 충분히 먹을 수 있으니, 노랗다는 이유만으로 성급히 버리지 않아도 된다.
진짜 버려야 할 때와 오래 두는 보관법
정말 상한 브로콜리는 색이 아니라 다른 데서 티가 난다. 송이가 거뭇하게 변했거나 만졌을 때 미끈거리며 물컹하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미생물이 자란 것이니 이때는 아깝더라도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흰 곰팡이나 검은 반점이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세 가지, 곧 악취와 곰팡이, 물러짐이 진짜 버려야 할 기준이다. 반대로 이런 신호가 없다면 색이 노래도 손질해 먹을 수 있으니, 판단이 설 때는 냄새부터 맡아 보면 된다. 조금 노란 부분만 도려내고 나머지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개화를 늦춰 오래 두려면 보관에도 요령이 있다. 브로콜리를 씻어 물기를 잘 턴 뒤 키친타월로 감싸 봉지에 넣어 냉장 신선칸에 두면 노래지는 속도가 느려지고, 며칠 안에 못 먹을 것 같으면 데쳐서 냉동해 두는 것이 좋다.
데쳐 얼려 두면 색과 영양을 오래 지킬 수 있어, 필요할 때 꺼내 바로 쓰기에도 편하다. 처음부터 상태 좋은 것을 골라 알맞게 보관하는 것이 버리는 일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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