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명품과 외국인 소비가 이끈 백화점 호황 속에서 패션 상품군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 5월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던 백화점 패션 매출이 지난달 들어 둔화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증시 조정에 따른 자산효과 약화가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5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 증가율은 37.3%로 전체 성장률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까지 확대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명품 소비 확대의 배경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환율 효과가 꼽힌다. 올해 상반기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고, 월간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원화 약세로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하려는 해외 소비자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백화점들의 명품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상반기 기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모두 3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럭셔리 주얼리와 시계 등 고가 상품군은 6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프리미엄 소비 흐름을 이끌었다.
◆패션 성장 둔화…자산효과 약화 변수
다만 패션 카테고리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5월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던 패션 카테고리 성장률이 6월부터 한자릿수 성장률로 둔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패션 상품군은 명품보다 구매층이 넓어 일반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잘 보여준다. 직장인과 중산층 소비자들도 고객층을 형성하는 만큼 소비 심리 변화와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조정에 따른 ‘자산효과’ 약화 가능성이 패션 소비 둔화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상반기 주식시장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내수 확대 기대감이 커졌지만, 7월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부터 24일 기준 24% 빠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3분기는 내수 소비에 자산 효과가 미치는 영향이 소득 효과보다 클 수 있다”며 “3분기까지는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따라 연동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화점 업계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과 VIP 고객의 프리미엄 소비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고용‧임금 상승에 따른 소득효과는 내년부터 시작돼 향후 국내 소비시장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성과급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소득 효과가 올해 4분기부터 개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성과급이 지급되는 시기가 통상적으로 1분기라고 했을 때 4분기는 내년 1분기에 받게 될 성과급에 대한 기대 자산효과가 커질 수 있는 시기”라며 “4분기 소득 효과가 내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자산 효과를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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