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울산광역시의회에서 27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국민의힘은 "김상욱 시장의 허위주장과 의회모독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회견을, 민주당은 "발목잡기 정치는 멈추고 시민의 명령에 답하십시오"라는 제목의 회견을 각각 열었다. 여야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순차적으로 회견을 여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지만, 정작 두 회견이 겨눈 방향은 서로 달랐다.
국민의힘 "'의회 수정안 제안' 발언은 명백한 허구"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김 시장이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직개편 조례안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방송에서 "시의회에서 감사위원회와 노동정책위원회를 포기한다면 조직개편에 동의하겠다는 수정안이 와 있는 상태"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의회가 감사위원회와 노동정책위원회를 조건으로 내건 수정안을 제안하거나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오히려 조직개편안이 심사보류된 이유는 조직개편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감사위원회와 노동정책위원회 운영조례안이 함께 제출되지 않는 등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시의원을 향한 언사 문제도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측은 김 시장이 지난 7월 24일 유튜브 채널 '김상욱TV'(고민을 들어주는 시장) 방송에서 "버러지 같은 국짐 시의원 나부랭이가.." 등 비속어가 담긴 댓글을 읽은 사실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이를 지난 7월 20일 확대의장단의 시장실 방문 당시 상황과 대비시켰다. 당시 권태호 문화복지환경위원장이 "시장님을 지지하시는 분들이야 잘한다고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시장님을 뭐라고 비유하냐면 '관종병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하신다"며 발언하자, 김 시장은 이를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하고 이후 개인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공개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본인은 비속어 댓글을 읽고도 '읽었을 뿐'이라 하면서, 시의원의 여론 전달은 모욕으로 규정한다"며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시장의 "10여 명의 가해자가 1명을 집단 린치하는 학교폭력 집단" 발언에 대해서도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인식이라며 사과와 사실관계 해명을 촉구했다.
민주당 "정책 대신 정쟁 반복하는 국민의힘이 문제"
같은 날 이어진 민주당 회견은 결이 달랐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출범 초기부터 공론화위원회 조례안 부결, 노동위원회·감사청렴위원회 보류로 시정의 정책 동력을 꺾었고, 확대의장단 상견례에서도 갈등을 앞세운 언행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정책보다 정치적 공방을 반복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측 진단이다.
민주당은 "견제는 의회의 권한이지만 발목잡기는 시민이 위임한 권한이 아니다"라며 시정이 멈추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민주당 소속 시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정을 감싸지 않겠다"며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비판하고 예산도 철저히 심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기자회견으로 경쟁하지 말고 정책으로 경쟁하라"고 제안했다.
정작 '수정안 실체' 묻자 답변 못한 시의원
그러나 민주당 회견이 끝난 뒤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이날 논쟁의 발단이 된 '조직개편 수정안'의 실체를 둘러싼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김 시장이 언급한 수정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시의회가 그런 안을 만들어 전달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전영희 의원은 "제가 그 수정안을 올리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것이 아직 파악이 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직개편 안건이 행정자치위원회 소관인지 재차 확인하는 질문에도 전 의원은 "논의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 회견에서는 해당 수정안이 "명백한 거짓"이라고 단정적으로 규정했던 반면, 정작 이를 재확인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관 상임위 소속 의원조차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셈이다.
협치 실종 속 '진실공방'만 반복
울산시의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김상욱 시장의 조직개편안 처리와 언행을 둘러싼 갈등이 누적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사실관계 왜곡과 시의원 비하 발언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잇단 기자회견 자체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정책 경쟁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다만 김 시장이 수정안 발언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에 나설지, 국민의힘이 예고한 대로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시의회는 다음 임시회에서 조직개편안을 재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절차적 보완 여부와 여야 간 갈등 해소 여부에 따라 처리 시점이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