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스마트폰 촬영 논란과 팬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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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스마트폰 촬영 논란과 팬덤 문화

마리끌레르 2026-07-27 14:51: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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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공연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정말 스마트폰일까?

전무후무의 기록을 써내려가며 놀라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코르티스가 지난 7월 18일, 19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투어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팀 최초의 투어 타이틀은 무려 ‘PUT YOUR PHONE DOWN(핸드폰을 내려놔라)’. 요즘 공연, 특히 아이돌 콘서트에서 폰 촬영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죠. 공연 중 스마트폰 촬영에 엄격한 일본도 소규모 공연이나 일부 K-팝 가수 공연 및 시상식에서의 폰 촬영은 허가하고 있고, 줌 기능이 유난히 뛰어난 ‘갤럭시 울트라’ 기종은 아예 콘서트 촬영용으로 각광받으며 ‘아이돌폰’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그런 만큼 ‘핸드폰을 내려놓으라’는 코르티스의 투어 타이틀이 실제 공연 방향과 어떻게 맞물릴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코르티스의 첫째 날 공연 멤버들의 등장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

그리고 코르티스의 공연은 투어명이 그저 타이틀이 아니라, 공연 자체의 지향점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멤버들이 직접 ‘PUT YOUR PHONE DOWN 정신’을 언급하며 일부 구간(Joyride-Lullaby-Blue Lips)을 제외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뛰어 놀자고 말했고, 공연장 환경도 스마트폰 촬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게 느껴졌어요. 멤버들의 얼굴을 비추는 전광판 화면없이 진행된 공연 초반부와 공연 내내 어두웠던 조도, 빠르게 변환하며 공연장을 가로지른 레이저 조명 등은 K-팝 아이돌 콘서트보다는 클럽 공연이나 레이브 파티에서 볼 수 있는 연출에 가까웠죠. 코르티스의 첫 공연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분명히 뜨거웠습니다. 스탠딩 뿐 아니라 2,3층 좌석의 팬 다수가 멤버들의 요청에 따라 일어서서 공연을 즐겼고, 초반부 떼창과 응원법, 환호성 역시 다른 공연과 비교해도 엄청났어요. 한정된 트랙과 연출 속에서 멤버들은 그야말로 몸을 사리지 않고 무대를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열기를 전하려고 애썼죠. 멤버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갔던 시간은 전체 공연에서 5분도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데뷔곡 ‘What You Want’ 무대를 기점으로 리와인드하듯 공연 전반부에 불렀던 곡들과 장면이 여러번 반복되면서 후반부에는 실제로 ‘폰을 내려놓고 노는 게 차라리 나은’ 상황이 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현장을 즐기는 것과 별개로 ‘소비자 정체성’이 한층 명확해진 K-팝 팬덤으로서 공연 자체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것 또한 양립 가능한 일입니다. 이번 코르티스의 콘서트를 보면서 오히려 궁금해진 것은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정말 폰을 내려놓는 것만이 공연을 즐기는 방식인가? 하는 질문이요.

K-팝 콘서트에서 아티스트가 ‘폰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은 코르티스 뿐 아닙니다. 대놓고 내려놓으라고 하지는 않아도 소감을 이야기할 때 ‘폰을 내려놓고 즐기는 분도 많았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간접적으로 그 마음을 전하기도 하죠. 코로나 직후 열렸던 한 콘서트에서는 ‘폰을 내려놓으라’는 멤버의 거듭된 요청에 팬들이 반응하지 않자 멤버가 실시간으로 다소 예민해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기도 했어요. 관객으로서 답답했던 것은 물론 ‘왜 계속 혼나야하는지’ 유쾌하지 않은 순간이었습니다. 제 주변을 둘러싼 팬들만 봐도 외국인 비중이 유독 높은 공연이었거든요. 팬들은 멤버의 요청을 무시한 게 아니라 거듭되는 요청을 알아듣지 못한 것에 가까워보였어요. 국내 콘서트는 해외 팬의 비중이 아무리 높아도 기본적인 통역을 제공하지 않고, 간단한 호응을 비롯한 멘트도 거의 한국어로 진행하니까요. 한편 앵콜과 앵앵콜이 반복되고 공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팬들도 이런 요청에 좀 더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내려놓기도 합니다. 특정 곡이 나오면 핸드폰 라이트를 켜는 등 아티스트와 팬덤 사이의 규칙이 생겨나기도 하고요.

지난 5월, 빌리 아일리시가 투어 ‘Hit Me Hard and Soft’ 콘서트 영화 개봉과 맞물려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 매체 <NME>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제임슨 카메론 감독이 작업에 참여한 3D 콘서트 영화는 공연 중 영상을 촬영하는 관객들의 모습까지 가감없이 담았는데요. “공연장에서 폰 촬영을 하는 팬들이 오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빌리는 “그건 우리 세대의 모습일 뿐이다. 이러한 행동은 집에 돌가나 뒤 그 순간의 경험을 다시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나조차 어렸을 때 콘서트나 페스티벌에 가면 1초도 빠짐없이 촬영하곤 했다. 내가 찍은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군중의 환호성 소리까지 외울 정도였다. 이런 문화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화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그게 우리를 연결해준다” 라고 답했습니다. 곡이 바이럴되고 자신이 스타가 된 것에 ‘디지털 공간’이 큰 몫을 했음을 인정하는 한편, 소셜 미디어의 어두운 면을 언급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죠.

빌리 아일리시의 발언은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방탄회식 2.0’ 영상에서도 한번 더 언급됩니다. 인터뷰를 본 BTS 멤버들은 ‘무슨 말인지는 안다’면서 각기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어요. 그중에서도 정국이 말한 ‘본인만 갖고 있는 영상이잖아’라는 말에 공감이 갔어요. 공연 영상이 당일에는 라이브로 유료 송출되고 이후에는 DVD 혹은 디지털 코드로 판매되거나,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제작되고, VR 콘서트로까지 재가공되는 시대지만 그래도 그건 내가 찍은 영상은 아니니까요. 다른 멤버들이 객석에서 깜짝 등장할 때 무대를 지키는 내 ‘최애’만 찍은 영상은 나만이 촬영할 수 있고, 각별하게 좋아하는 곡의 무대 전체나 떼창 구간에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 팬들과 나의 목소리를 담고 싶을 수도 있죠.

갤럭시S26 울트라로 촬영한 공연에 몰입한 순간을 삼성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유하는 삼성과 BTS의 프로모션.

VR 콘서트 제작 업체 ‘AMAZE’ 홈페이지 캡처

공연의 풍경은 다양합니다. 페스티벌 중앙에서 여러 사람과 슬램과 서클핏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뒷쪽 펜스에서 혼자 춤을 추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 돗자리를 깔고 앉아 팔을 흔드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요. K-팝 콘서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스마트폰 촬영에 크게 목매지 않고 공연에 집중하는 팬도 있고, 응원봉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팬, 아티스트와 멀더라도 스탠딩보다는 공연 연출 전체를 볼 수 있는 윗층 좌석을 선호하거나, 공연장 규모가 일정 규모 이상 넘어가면 차라리 비욘드 라이브 같은 송출 영상으로 관람하는 편을 택하는 등 경험을 토대로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죠. 관객의 에너지가 무대 위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것이 공연을 더 즐기는 태도인지, 소위 ‘잘 논다’는 것인지 판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모두 일어나!’ 또한 흔한 호응 유도 멘트지만 최근 한 콘서트에서 앞줄 좌석 관객이 일어나는 바람에 장애인석에 앉은 팬들이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문제를 제기하는 공론화가 일어나기도 한 것 처럼요. 미흡한 부스 운영이나 과도한 본인 확인 등 주최 측의 문제가 입장 전부터 공연을 즐기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는가 하면, 일부 관객의 무매너가 다른 관람객의 공연 경험까지 불쾌하게 만드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정해진 규칙을 존중하는 가운데 무대 위에 선 아티스트와 관객석의 관객들이 서로의 상황에 대한 간극을 좁혀가는 것이 지금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도 듭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들지 않고를 떠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우리가 기어코 같은 공간에 모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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