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던 혼인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만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는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결혼한 부부라면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취지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에 혼인 지원 방식을 대폭 개편하는 내용을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은 현재 운영 중인 혼인 세액공제를 없애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신혼부부에게 최대 1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제도는 혼인신고를 한 부부가 각각 50만원씩, 총 1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세액공제는 납부할 세금이 있어야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면세자도 받을 수 있는 결혼 지원금 추진
실제로 근로소득자 가운데 상당수는 면세자로 분류돼 세액공제 혜택 자체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세금을 내는 근로자 역시 혼인 직후가 아닌 연말정산 이후에야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 실질적인 결혼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 감면 대신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결혼장려금처럼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모델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제개편은 결혼 지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출산과 입양에 대한 세액공제, 난임 시술비 세액공제, 6세 이하 영유아 의료비 세액공제 역시 현금성 지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출산과 육아 초기에는 현금 수요가 큰 만큼 세금 감면보다 직접 지원이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청약저축 소득공제는 일몰 기한을 없애 상시 제도로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약저축 가입을 장기적으로 유도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기업 지원 정책도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 생산시설을 확대하거나 리쇼어링에 나서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국내 투자와 생산 확대를 유도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상속세 제도 역시 큰 폭의 개편이 예고됐다. 그동안 편법 상속 논란이 반복됐던 가업상속공제는 적용 대상 업종을 조정하고 최소 경영기간과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질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음식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음식점업이나 주차장업 등 일부 업종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대주주가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관행을 막기 위한 상장주식 평가 방식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결혼과 출산 지원은 확대하는 동시에 조세 형평성과 제도 악용 방지 장치를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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