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가깝죠"...뮤지컬 스타 최재림의 프라임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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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가깝죠"...뮤지컬 스타 최재림의 프라임 세포

뉴스컬처 2026-07-27 10:32:19 신고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최재림. 사진=샘컴퍼니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최재림. 사진=샘컴퍼니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무대 위에서 견습세포 109로 날뛰는 걸 보고 '고삐 풀린 망아지'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실제 나와 가장 가까운 모습이죠."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에서 원작에 없는 캐릭터 '견습세포 109'를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배우 최재림이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최재림을 만났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35억 뷰를 기록한 이동건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샘컴퍼니와 스튜디오N이 5년간 공동 기획 및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한 공연이다. 최재림을 비롯해 티파니 영, 김예원, 레오, 김소향, 유리아 등이 무대에 선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최재림. 사진=샘컴퍼니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최재림. 사진=샘컴퍼니

이날 최재림은 "'유미의 세포들'을 통해 스스로 증명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그동안 경험한 라이선스 뮤지컬 시스템을 창작 작업 과정에 녹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 최재림은 '유미의 세포들'에 뒤늦게 합류했다. 계획에 없던 출연이었다. 지난 몇 년간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올해 6개월 정도 '비움'의 시간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유미의 세포들'을 접한 이후 창작극의 가능성을 몸소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그는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몰라도, 그간 업계에서 보여준 관심과 존중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창작 작업'은 고되기도 했지만, 늘 활기찼다. 최재림은 "무대에 총 34명의 배우가 오른다. 큰 줄기를 담당하는 배우는 11명 정도다. 한 장면을 두고 11개의 아이디어가 쏟아 지는데, 모두 시도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힘들어서 결국 추려야 한다. 서로 설득하고 취합하고 추려내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무대에서 실현됐을 때 뿌듯함이 있었다. 창작의 맛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연습 현장. 사진=샘컴퍼니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연습 현장. 사진=샘컴퍼니

극 중 세포 109는 유미의 '자존감'이다. 최재림은 웹툰 속 유미의 감정부터 들여다봤다. 그리고 여러 세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참고했다. 그는 "'자존감'이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했다. 여기에 내 성격을 입혔고, 연출과 제작진, 동료들의 피드백을 통해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거쳐 세포 109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유미의 세포들' 합류 전, 6개월 정도 쉬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그다. 그러나 온전한 '휴식'을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그는 2월 말부터 보컬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최재림은 "근 4~5년 동안 일이 많아졌다. 저도 모르게 기술적인 측면에서 무뎌지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둔해지고 뭔가 두루뭉술해진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다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 올 초다"라고 했다.

최재림은 무대에서 '성량 깡패'로 불린다.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와 독보적으로 힘 있는 보컬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분명 성량이 약해질 수 있다. 그것 또한 인지하고 있을까. 그는 "예전에는 목소리 힘이 떨어진다고 느껴도 피지컬로 해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몸이 노화되면서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더라. 그러나 세월이 흐른 만큼 능숙하고 노련해져 기술적으로 커버하곤 한다. 성량에 있어서 과거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유지하기 위해 레슨을 하는 것이고 꾸준히 운동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림은 2009년 '렌트'로 데뷔해 17년 동안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뮤지컬계 대표 스타다. 그러나 한때 컨디션이 저하되고 결국 공연 취소 사태까지 일어나 겹치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무대에 쏟은 열정이 비로소 표면적으로 드러났고, 그렇게 업계에서 존재감이 높아질 무렵이었기에 들어오는 작품을 마다하기 힘들었다.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고, 신뢰 문제도 있었다.

당시 최재림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많이 찾아주는 시간도 언젠가 지나가지 않겠나. 무대에 설 기회가 있고, 시간이 있고, 체력과 의지가 있을 때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최재림 화보. 사진=GQ 코리아
최재림 화보. 사진=GQ 코리아

그러나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최재림은 "(공연 취소) 등의 일을 겪은 이후 최대한 안 아프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청결하게 살아야 하나', '루틴을 짜야 하나', '먹는 걸 조심해야 하나', '밀가루를 끊어볼까?', '레슨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려서 컨디션을 덜 타게 할까' 등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실행하고 노력하는 중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지금에 와서는 가볍게 치부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심각하게 얘기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리에 더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유미의 세포들'을 빛내고 있는 최재림의 프라임 세포는 뭘까. 그는 "결국에는 자존감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그는 "주변에서는 자신감과 에너지로 밀어붙이는 고집스러움이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더라. 내가 생각하는 자존감은 스스로 근거가 명확한 상태에서 자신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유지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 나가야 한다. 지금 레슨을 받는 것도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이 뭐냐고 묻자 최재림은 "큰 에너지"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성량을 가졌다. 그리고 그 안에 섬세함도 있어서 조용한 노래도 표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 최재림.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최재림. 사진=김규빈 기자

최재림의 이런 자신감과 에너지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그는 "9살 때까지는 동네 깡패였다. 다혈질이었고 고집이 셌다. 예를 들어 전학을 가면 텃세 같은 것이 있지 않나. 그런 걸 참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성장하면서 많은 걸 참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겼다. 아버지가 군인이셨다. 저희 형제가 아버지의 삶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있었다. 타고난 성격대로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며 "그것을 어떤 형태로든 표출하고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성당 성가대에서 노래하기 시작했고,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최재림은 "애초 성악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다른 형식으로 발성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무대에 서면서 자연스럽게 뮤지컬 쪽으로 시선이 향했고, 대학원까지 가서 연기 훈련을 하며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이처럼 그의 높은 자존감은 타고난 고집과 밀어붙일 줄 아는 기세, 넘치는 에너지와 노력으로 완성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최재림은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IP가 가진 근본적인 가치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통할 것이다. 다만 해외에 진출했을 때 어느 권역에 갔느냐에 따라 반응이 갈릴 것이다. 그들에게 익숙한 무대 연출과 음악을 입힌다면 분명 많은 관객이 좋아해 줄 거라 믿는다"고 힘 있게 이야기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오는 8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계속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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