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의료수가 인상과 휘발유 가격의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쌀값 하락으로 식품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일본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에는 미치지 못했다.
24일 닛케이신문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종합지수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상승률은 5월의 1.5%보다 0.2%포인트 확대됐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13.1로 전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으며 5월 상승률인 1.4%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는 5개월 연속 밑돌았다.
6월 물가 상승에는 의료비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정부가 물가와 임금 상승을 반영해 공공의료 서비스 수가를 조정하면서 의료비는 전년 동월보다 1.7% 올랐다. 초진 진료비를 최소 190엔 인상한 것도 물가를 끌어올렸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품 가격은 3.1% 상승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5월의 3.5%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됐다. 식품 물가 상승률 둔화는 11개월 연속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급등했던 쌀값은 전년 동월 대비 8.7% 떨어졌다. 이는 2015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초콜릿 가격 상승률도 5월 25.8%에서 6월 8.8%로 크게 낮아졌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0.7% 떨어졌지만 5월의 7.0% 하락과 비교하면 낙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5월 시행한 ℓ당 최대 10엔의 정액 보조금이 종료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도시가스 요금과 전기요금은 각각 3.4%, 1.7% 하락했다.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모두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1.7% 상승했다. 상승률은 5월의 1.8%보다 소폭 둔화했으며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요 식품업체들은 7월 2566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8월에는 약 2000개, 9월에는 3000개가 넘는 식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 상승률이 이르면 7월, 늦어도 10월부터 다시 확대돼 2027년 봄에는 3% 안팎에서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의 차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12월이 기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로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질 경우 오는 10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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