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일부 군부대에서 장병들의 야간 불침번 근무를 운영하지 않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손질한다.
생활관에 CCTV와 순찰 체계 등 대체 수단이 갖춰진 부대라면 지휘관 판단에 따라 불침번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길이 열리면서, 오랫동안 군 생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불침번 제도가 큰 변화를 맞게 됐다.
국방부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대관리훈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예고 기간은 다음 달 10일까지다. 개정안의 핵심은 불침번의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부대라면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재량으로 불침번을 운영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군에서는 일반적으로 불침번을 2인 1조로 편성한다. 저녁 점호 이후부터 다음 날 기상 전까지 생활관이나 복도 등에서 1~2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며 취침 중인 병력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응급환자 발생이나 화재, 안전사고, 탈영 등 긴급 상황에 즉시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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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순찰 체계 갖춘 부대부터 적용
이번 개정안은 모든 부대에서 불침번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다. 생활관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와 정기 순찰 등 대체 확인 체계가 마련돼 기존 불침번의 기능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은 부대의 임무와 경계 환경, 시설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불침번 운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반대로 생활관 시설이 오래됐거나 CCTV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작전상 이유로 야간 인원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 부대는 지금처럼 불침번을 계속 운영할 수 있다.
즉 '전면 폐지'가 아니라 부대별 상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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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
국방부가 불침번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관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병영 생활관은 대부분 현대화되면서 CCTV 설치가 확대됐고, 출입통제 시스템과 화재감지 설비, 순찰 체계도 과거보다 크게 강화됐다.
기술적으로 병사들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충분해진 만큼, 굳이 장병을 밤새 깨워가며 근무를 세울 필요성이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또한 불침번은 병사들의 수면을 반복적으로 끊는 대표적인 근무였다. 특히 새벽 시간대 근무자는 다시 잠들기 어려워 피로가 누적되는 경우가 많았고, 다음 날 교육훈련이나 경계근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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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건강과 안전에도 변화 기대
이번 제도 개혁에 따라 국방부는 충분한 수면 확보가 병사들의 집중력과 판단력을 높여 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실제로 수면 부족은 판단력 저하와 반응속도 감소, 스트레스 증가, 우울감, 면역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처럼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환경에서는 충분한 휴식이 전투력 유지와 직결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CCTV만으로는 병사의 건강 이상이나 응급상황을 즉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상으로는 호흡곤란이나 급성 질환, 정신건강 위기 등을 완전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불침번을 없애는 대신 순찰 횟수와 응급 대응 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방식으로 안전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훈령 개정안은 행정예고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시행 이후에는 시설이 현대화된 부대를 중심으로 불침번 운영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전방 경계부대나 작전 특성이 강한 부대, 생활관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부대에서는 기존처럼 불침번 근무가 유지될 수 있다.
국방부는 "부대별 임무와 경계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휘관이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취지"라며, 일률적인 폐지가 아닌 병영 환경과 안전 여건을 반영한 탄력적 운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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