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생태계 교란 우려도 제기…시 "준설 마무리된 만큼 내년엔 안 할듯"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대전시가 3대 국가하천의 재해예방을 위해 매년 진행해 온 준설공사를 놓고 시와 환경단체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는 '물그릇'을 늘려 침수 피해를 막았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데도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장마철을 앞두고 지난달 말까지 갑천·유등천·대전천 등 3대 국가하천의 8개 지구, 12곳 약 6.7㎞ 구간을 대상으로 퇴적토 정비를 완료했다.
시는 하천 내 퇴적토가 지속해 쌓일 경우 수위 상승과 범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매년 여름철 우기를 앞두고 준설사업을 해오고 있다.
2024년 7월 10일 대전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이 잠겨 27가구가 침수되고 주민 36명이 고립됐다 구조되는 사고가 계기가 됐다. 그해 하천 준설에 39억원을 투입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172억원, 올해 60억원 등 271억원을 들여 30여㎞가 넘는 하천을 대상으로 80만㎥에 가까운 퇴적토를 걷어냈다.
이후 대전지역에 극한 강우가 이어졌지만, 별다른 침수 피해는 없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정뱅이마을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2024년 7월 10일 당시 대전지역의 하루 강우량이 89㎜였고, 그해 9월까지 준설공사를 마친 뒤 이듬해 7월 17일 대전지역에 하루 동안 기록적인 168㎜의 비가 내렸지만 피해가 없었다"며 "당시 수해 예방을 위한 여러 대책이 논의됐고, 하천의 물그릇을 넓게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준설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는 지난 14일 논평을 내고 "문제는 하천 내부의 퇴적이 아니라 도시 배수체계와 지천 관리, 교량과 횡단구조물 등 하천 외부에 요인이 있음에도 대전시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준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준설 대상 15개 구간 상당수는 최근 2년 동안 이미 준설을 마친 곳으로, 시 주장대로 준설 효과가 있었다면 같은 곳을 다시 파낼 이유는 없다"며 "매년 막대한 혈세를 들여 같은 강을 반복적으로 파는 것은 지속 가능한 홍수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하천 준설로 모래톱과 여울이 없어지고 늪이나 하천, 호수 등의 밑바닥에서 사는 저서생물이 사라지는 등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환경 훼손 우려에도 치수 측면에서는 여전히 유지를 위한 준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사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 대부분의 준설 공사가 마무리된 만큼, 내년에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하천의 통수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준설을 추진해왔다"며 "다만 시급한 공사는 끝난 만큼, 자연환경 훼손 등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앞으로 하천 생태계를 모니터링하면서 유지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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