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엄격 관리 불변에도…"핀셋지원 필요한 부분 유연하게 볼 것"
'건전성 부담금'도 검토대상…금융硏 "기존 고액대출도 소급적용해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수련 기자 = 청년·서민 실수요자용 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금융 공급이 원활하게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대토론회를 계기로 청년·신혼부부 등에는 핀셋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인되면서, 금융당국이 이들에 한해서는 가계대출 규제를 융통성 있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 대출총량 규제 제외로 핀셋지원…1.5% 목표치 변동 가능성도 주목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6일 "청년·서민 실수요자 핀셋지원에 필요한 부분은 (대출규제 적용에 있어) 유연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핀셋지원 대상 관련 대출을 제외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다.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로 1.5%를 제시하면서 금융사의 가계대출 관리실적을 집계할 때 정책서민금융이나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분 등은 예외를 인정했는데, 그 대상에 청년·서민 실수요자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목표치인 1.5%가 변동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가계부채를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당국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핀셋지원을 하려면 금융권의 대출여력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주요 시중은행은 상반기에 이미 연간 가계대출 여력을 사실상 소진했다는 데 당국의 현실적 고민이 있다.
KB국민은행이 이달 초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기로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의 예외 항목을 늘리다 보면 규제 효과가 약화할 수 있어 목표치 자체를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대토론회 당시 여러 대목에서 핀셋지원 관련 정책적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다만 꼭 필요한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서민 주거 등에는 구체적 타당성이 있게 핀셋형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원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토론회 참석자가 입주를 앞두고 은행권 대출한도 축소로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자 "(규제 대상의) 경계를 그을 때 상처 입는 사람들이 최소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비 대출 규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보 기준을 종전 주택에서 신축 주택으로 바꾸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재는 종전 주택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LTV 40%를 적용받고 있는데 신축 주택으로 변경되면 대출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제한 검토…부담금 아이디어도 눈길
핀셋지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6·27 규제부터 본격화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 대상 전세대출 규제가 예상된다.
은행권 전세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보증비율을 추가로 낮추거나 아예 보증을 금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당국은 이미 작년 6·27 대책 때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낮췄고, 같은 해 9·7 대책으로 1주택자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한도를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 상태다.
전세대출은 이 대통령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수차례 지적해온 문제다. 23일 대토론회에서도 "전세를 쉽게 하도록 서민을 지원해준다며 전세 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 줬다"며 "너무 과한 바람에 집값 폭등의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관건은 비거주 1주택자 중 투기와 실수요 성격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다. 당국이 현재 실수요로 인정하는 기준은 직장이동, 자녀교육, 부모봉양, 요양·치료, 학교폭력 피해 등이 있다. 규제 방식이 포지티브일지 네거티브일지도 관심이다.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대출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대가로 고액 주담대 차주에게 대출액의 1∼2%를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으로 내도록 하자는 개념이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15일 금융위원장 주재 토론회 때 처음 제안하고, 23일 대토론회에서도 이 대통령이 관심을 표한 아이디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이미 고액 대출을 받은 차주에게도 적용하는 개념으로 생각했다"며 "세금과 달리 부담금은 목적을 정할 수 있으므로 이 관리부담금을 청년 주택임차 수요 지원 등에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 준조세 성격이어서 취득세·양도소득세,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더불어 삼중 부담을 주게 돼 저항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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