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시장 안정을 위한 소통과 합의의 장이 될 것이란 청와대의 당초 기대와 달리, 야권과 언론, 심지어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비판의 화살은 크게 세 갈래로 향하고 있다. 증세를 위한 '답정너식 명분 쌓기'라는 지적, 철 지난 '수요 억제 정책'의 한계, 그리고 무엇보다 대통령 본인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불거진 '내로남불' 논란이다.
"실패 인정 없는 '답정너' 세금 폭탄 쇼"
야당은 이번 토론회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고 세금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한 '여론몰이 쇼'로 규정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요 안건들이 적정 보유세 수준, 다주택자 차등 과세 등 결국 '어떻게 세금을 더 걷을 것인가'에 집중되었다고 지적했다. 당 대변인은 "이미 세금 폭탄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국민을 들러리 세운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역시 비판에 가세했다. "토론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규제 일변도 정책이 철저히 실패했음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순서"라며, 반성 없는 토론회는 국민에게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얄팍한 수라고 꼬집었다.
"국민은 빚내서 집 못 사게 막더니, 대통령은 '셀프 대출' 꼼수"
정책의 방향성 논란보다 뼈아픈 것은 이 대통령 본인을 향한 도덕성 논란이다. 토론회 내용보다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이 더 큰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인에게 17억 7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으로 불리는 사적 대출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와 투기 근절을 명목으로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을 겹겹이 틀어막고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 상황에서, 정작 최고 권력자는 우회 대출 꼼수를 써서 자신의 집을 팔았기 때문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하면 투기이고 대통령이 하면 정상 거래인가"라고 반문하며, "최고 권력자조차 우회로를 찾아야 할 만큼 현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명계 내부에서도 터져 나온 파열음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정책 궤도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중진으로 꼽히는 이언주 의원은 이번 토론회에 대해 "들으면서 내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시장 정상화에 대한 고민 없이 세금 부담만 늘리는 현재의 수요 억제 위주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정책 기조의 전면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기자 수첩] 정책의 생명은 '신뢰'다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가 주택 공급 확대라는 근본적 처방은 뒤로한 채,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보유세 인상' 정지 작업에 머물렀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정권의 실패를 답습하여 시장의 매물 잠김을 초래하고,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간의 편 가르기식 사회 갈등만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최우선 전제 조건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그러나 겹겹의 규제로 국민의 손발을 묶어둔 채, 대통령 본인은 우회로를 통해 자산을 매각한 촌극은 그 얕은 신뢰마저 무너뜨렸다. '답정너'식 토론회와 '내로남불' 논란 속에서,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은 추진력을 얻기는커녕 출발부터 깊은 불신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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